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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궤적

봄나들이 ~

24403

 

 20여년을 동네 친목회원으로 지내던 선배님이

충북 음성군 장호원으로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한지

어연 1년이 지나서야 찾아 뵙게 되었다.

 500여평의 대지에 30여평의 건물을 짓고

나머지는 잔디 마당과 밭과 창고로 사용하였다.

지난 해에는 고추, 파, 상치, 검정콩등의 밭작물을 심어

짭짤한 수확도 걷우어 들였다고 기염을 토하신다.

 

 남향집으로 앉힌 <선배님의 집>

 

압축 판넬로 지은 집이지만 평당 건축비는 200만원...

물론 정원공사까지 포함한 비용이니 상당히 싼 편이지만

현대식 설비를 갖춰서 불편한 점은 없단다.

 

이 동네는 약 70여호의 가구가 모여 사는데

최근에는 도시에서 퇴직하여 이주하여 온 사람들이 많아졌단다.

이들은 이 선배님 처럼 낡은 농가를 구입하여

재건축을 하고 한가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다고 한다.

 

농한기에는 주로 나이가 지긋한 주민들이 모여

게이트볼과 여러가지 게임을 즐기며

주말을 틈내서 찾아 오는 자녀들이 생필품을 거의 사가지고 온단다.

 

애기똥풀(양귀비과)

 

동네가 너무 안온하고

풍수에는 문외한인 내가 언뜻 보아도 좌청룡우백호(? ㅎㅎㅎ)의 형태를 갖춘

명당 동네처럼 보였다.....ㅎ

 

 꽃잔디

 음성군에서 전통가옥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김주태씨 집>의 모습...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 해왔던 선배님 부부께서

노후에는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선배님의 집을 나오는데 국화처럼 커다란 민들레가 눈길을 끈다.

토양이 좋고 양지바르니 민들레도 이렇게 탐스럽게 자라나 보다.

 

 우리 일행은 장호원에서 선배님을 모시고

서울 동네에서 같이 살다가 홍천강변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지인을 찾아 나선다.

 

 이곳은 홍천군 남면 양덕원에서 3km쯤 떨어진 용수리에 위치하고 있다.

동네에서 음식점을 할 때에도 음식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었던

이 부부가 이곳에 자리잡은 지도 어연 5년여가 흐른 것 같다.

 

이곳에서도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여

찾는 이가 많아서 너무 힘이 든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이곳 또한 뒷동산을 모 부동산회사에서 사들여

필지를 나눠서 분양을 하는 중인데

모두 전원주택지로 개발된단다.

 

기존의 구가옥이나 논, 밭에다 집을 지으면 좋으련만

하필이면 이렇게 무성한 삼림을 벌목하고 집터로 만들다니

과연 이렇게 해도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간혹 지나가던 관광객이나 이곳의 도로가 연결이 안돼서

이곳까지 왔다가 돌아가면서 식사를 했었는데

앞으로는 이 음식점이 전원주택의 한 가운데 있게되고

춘천으로 통하는 도로가 포장이 되면

이곳은 그냥 지나쳐가는 흐르는 목이 될 것이다.

 

 부지런한 집주인의 손길이 많이 가서

처음 갔을 때 보다 훨씬 정돈된 모습이다...

 

 집 앞을 흐르는 홍천강 지류...

 

 빨간 상의를 입은 사람이 주인이다.

 

 

 이 집으로 들어 오는 다리아래

이제 막 물이 오른 버들강아지의 탐스런 모습이 정겹다.

 

 장호원에 사시는 선배님과 동년배인 동네 선배님께서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사념에 잠겨있다.

 

아마도 수술을 못할 정도로 깊어진 암증세로

이제 머지 않아 세상을 등지게 될

둘째 딸을 그리며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특전부대의 창설멤버로서 우리동네에 정착하신 후 줄 곧 살아 오신님...

어려운 생활 가운데서도 1남4녀를 키우셨지만

반년 이상을 동네 병원에서만 진료와 치료를 받아 오다가

차도를 보이지 않아 아산병원에 가서 보니

대장암이 깊어 다른 부위까지 전이가 되어

수술도 포기하고 임종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이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딸을 남겨 둔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그리고 그 아픈 딸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이 선배님의 가슴은 어떻고!.........

 

다리아래 성길게 자란 산괴불주머니(양귀비과)

 

 

 우리는 그 음식점에서 특별히 내놓은

자연산 천마주에다 한방오리탕과 민물매운탕으로 시장기를 떼우고

강원도에서 관광특구로 지정하였다가 소수력발전소를 건설하려던

장항리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홍천강의 숨은 모습을 찾아 나선다.

 

 민박요금예고제라는 차별화를 통해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아직은 비포장인 도로는 홍천강의 마지막 비경이

훼손되는 것을 거부하는 몸짓인 듯

우리가 탄 차량을 자갈밭 위에 올려 놓고 계속 흔들어댔다.

 

 정말 그렇다.

내 개인의 생각으로는 우리의 모든 국토가 포장도로를 끼고

빠른 교통소통을 가져 오는 편리함 보다는

덜 발달되고 느리게 변모하는 불편함 속에서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좀더 오래 간직하는 부분도 간직하고 있는 편이 낫다고...

 

 비포장도로를 내느라고 깎아내린 절개지에서

흘러내리는 생수를 한 일행분이 마셔보고 있다.

시음후 배탈 소식이 없으니 수질이 좋은 듯...

 

 강물이 깊게 휘어져 흐르는 도로변에

요식업소인 듯한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갱변에서 휴식의 한 때를 보내는 일행들 ...

그 뒤로 낮은 다리가 보이고

그 다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조그맣고 아늑한 관광단지 마을이 있다.

이곳이 이 숨은 홍천강의 마지막 비경이다...

 

    그곳에서 1시간 가까이 달려서 당도한 팔봉산...

 

우리가 오늘 오면서 그려놓은 궤적은

홍천군 남면의 양덕원을 출발하여

용수리에서 부터 금학산과 남노리 북노리를 왼편에 두고

계속 북상하면서 팔봉산과 대명 비발디파크에 이르는

원형을 그리고 있는데 그 원형속에 비경이 많이 숨겨져 있다.

 

특히 남노리 북노리에는

태극마크의 홍천강 물줄기들이 얼키고 설켜

때 묻지 않은 산천의 조화를 절묘하게 보여주고 있다.

 

 휴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팔봉산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어 한적하다.

 

이 관광단지의 음식점 주인은 내일 토요일에

반찬으로 내 놓을 취나물을 위시한 산나물을 다듬으며

휴일의 경기에 사뭇 큰 기대감을 안고 있다.

 

요즘 어디나 예전 처럼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

모두의 가슴을 억누르고 있는 불경기라는 무거운 체증이

하루 속히 가라앉기를 기원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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