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행여 날 생각하며
찬 바람속에서 기다려 줄까...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찾은 남한산성의 성 아래 기슭...
이토록 귀를 쫑깃거리며
발돋움으로 날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노루귀-
귀엽고 사랑스러운 네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 올랐었구나.
그래 ...
너를 놀래켜 줄 양으로
나는 가만 가만 너의 곁으로 다가 갔지만
너의 예민한 청각의 그물에
내 발자욱 소리는 그만 들켜버렸지...
봉오리가 봉깃한 양짓꽃
아직도 계곡의 폭포엔 얼음이 녹지 않고
그러나 ***노루귀***
너는 나의 첫 손님...
나는 마치 어린아이 처럼
너의 청초한 미소에 빠져버렸다.
아직도 산성의 찬 바람은
아침 저녁으로 새싹들을 들볶는데
넌 어쩌자고 그 모진 바람속에서도
아픔을 견디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가?
아직도 땅 속에서는 얼음의 잔해가 남았는데
예쁜 모습을 준비하고 있는 -복수초-가
추운 바람속에 안쓰러워 보인다.
이제 봄의 정지작업을 마친 해가
서녁으로 기울고
산성에도 찬 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한다...
나는 철부지...
철 따라 저절로 피는 꽃들인데
극성스럽게도 그 꽃들을 찾아 어쩌겠다는 것이냐.
나는 내 발밑에서
-제발 나를 밟지 말아 주세요-하고 애원하는
여린 새싹들의 애소에 차마 발길이 당기지 않았다.
행여 새싹들을 밟을새라
작은 돌들을 즈려 밟고,
발밑을 살펴보고,
새싹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나 귀기울이며
조심조심 다가가
내 네모 세상에 귀여운 친구들을 담았다.
나는 정말 철부지이다.
내 발아래서 짓밟힌 생명들여 ~
정말 미안하다....미안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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