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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숲속길의 명상

가을의 한 가운데서 ~

 *이제 다 이루었다.*하고

자연이 넉넉한 얼굴로 기지개를 켠다.

하지만 어떤 이들의 얼굴엔

우수와 근심이 어리기도한다.

 

자연은 오늘처럼 풍성한 수확을 얻기 위해서

쉬임없이 스스로를 가꾸고

자신을 채근하고

때로는 자신의 몸에 상처가 생겨 피가 흘러도

자신의 아픔을 돌보지도 못하고 일에 매달려 왔다.

 

사람들은 자연이 스스로의 길을 가는 동안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고

유익한 방향으로만 자연을 이용하여 왔다.

 

자연의 의지와는 상관도 없고

자연의 길과는 너무 동떨어진 결과를 가져와도 개의치 않았다.

 

자기들에게 복을 가져다 주고 지켜 줄 神을 만들고

자기 나름으로 해석하여

그속에 안주하거나 그 신을 마음데로 이용했다.

 

그리고 그 신을 유일신이라 하여

절대능력을 부여하고 절대선의 기준으로 삼았다.

 

자그만 어느 지역에서 생겨난 이런 현상중에

가장 보편성에 가까운 몇몇 조류가

거센 기운으로 세상을 덮어 버렸고

사람들은 이것을 기정 사실화하여

자신을 그 거센 물결속에 던져 넣는다.

 

이 우주안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보이는 삼라만상일 뿐이며

그것을 운용하는 질서(조직과 힘)일 뿐인데...

 

40억년이 넘는 세월 동안에

수없이 많은 생물들이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변화되면서

자연은 스스로의 모습을 가꾸어 왔고

이제 그 총화라고 할 수 있는 현세 인류가 태어났건만

데카르트에 의해 *생각하는 갈대*라 불린 이 존재들은

그 *생각*이

福의 근원도 되었고 禍根의 근원도 되었슴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존재하는 완벽한 질서와 삼라만상...

그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은밀히 몸부림치는 인간, 기업 그리고 국가들 ~

 

그러나 그 몸부림이

어느 하나만의 부와 명예와 세력을 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자연을 거스릴 때

그 무서운 결과를 예견하고 대비해야 하리라.

 

자만에 빠지고 

아늑함에 취해 몽롱해져 있는 동안

우리의 터전은 하루가 다르게 병들고 허약해져 간다면

모두의 운명도 같이 저물어 간다는 사실을 바로 보아야하리라.

 

자연은 이제 풍성한 열매를 맺어 놓고

다음 계절을 향해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다.

 

우리도 우리의 몸체인 자연의 건강을 위하여

생각과 몸을 건강하고 올바르게 건사해야 할 때이다.

 

가을이 간다.

은총의 빛을 남긴채 홀연히 사라진다.

20828

 

 우리는 자연속의 존재...

물론 우주의 생성은 하나로 부터 시작되었고

그런 의미에서 나(我)야 말로 우주의 중심이라 하겠지만

우리는 항상 물질과 마음 양쪽을 아우르기 보다

한쪽에 치우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눈을 들어 보니 벌써 가을이 문밖을 나선다.

나는 허겁지겁 가을의 손을 붙잡고

*아듀! 나의 친구 ~* 하며 뜨거운 포옹을 하는 순간

그는 벌써 나의 품을 빠져나가

먼 발치에서 옷자락만 을씨년스런 바람에 나부낀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나*의 소유가 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럼 항상 현재만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아니 현재라는 낱말도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그러나 현재라는 의미도

영원히 흐르고 있는 상황의 한 부분을 잘라서 말하는 것이니

엄밀한 의미에서 멈춰 서 있는 현재란 없다고 할 것이다.

 

영원히 흐르고

영원히 변화하는 역사

그것이 곧 우리가 속한 場이며 位이다.

이렇게 無常한 것이 시간이고 계절이거니

내 어찌 가을이 간다하여

이렇게 허전한 마음을 내 비친단 말인가?

내가 과연 연약한 감상주의자여서 인가?

 

 

꼭 그런 건 아니리라.

영원히 흐르는 시간속에서

우리의 존재는 정말 미미하고 무의미한 듯 하지만

현재 보이는 삼라만상 자체는

부인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현실이니

붙잡아 둘 수 없는 시간의 얼굴이지만

스쳐가며 보여주는 우주의 형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우리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여야 하리라.

 

그러니

끝없는 변화를 거듭하지만

정체되어 있는 듯이 보이는 *나*속의 *나*를

과감히 삼라만상속에 投影하여

온전한 하나를 이루는데 나의 역할을 다 하여야 하리라.

 

나의 결은

나의 궤적은

지금도 돌고 있는 우주와

은하계와 태양계와 지구위에서

찬연히 빛나는 아름다운 마블링의

한 부분을 장식하고 있느니 ~

 

 아~

가을 !

너의 그 아름다운 자태를 정녕 보내기가 아쉬워

이처럼 내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겨 보노니

영원히 풍요롭고 신비스런 모습으로

나의 후원에서 맴돌이 하며

나의 빛이 꺼지는 그날까지

마음의 눈동자로 살아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