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선운사 입구에서
풍천장어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늦게 했더니
아침에 식사할 생각이 없어서
우린 그냥 비에 젖는 선운사를 뒤로하고
일로 서울을 향해 길을 떠난다.
도중에 들릴 곳은
줄포의 갈대 숲길, 래소사, 낙화암과 고란사
그리고 공주의 마곡사로 정했다.
부안군 줄포면 소재의 자연생태공원과 갈대 숲길...
재정상 이유에서 인지 관리가 좀 허술해 보인다.
꽈리
곰소의 염전을 지나며...
차내에서 촬영...
곰소 시장에 들러
전어회에다 아침겸 점심을 들었다.
이제 가을이 다가 오니
전어도 한참 맛이 올랐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
내소사가 있는 동네에 접어들었다.
내소사 입구의 전나무 ...
이 단풍나무 길 끝에 내소사가 있다.
내 청년시절 *동명*스님과의 교우가 생각키워진다.
그는 지금 쯤 어디서 무얼 할까?
예전엔 성북동 전등사의 주지로 있었지만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내소사의 천정 단청은
벽에다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하나 하나의 나무판에 단청을 입혀서 짜 맞춘 것으로
못도 쓰지 않은 기술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서 인지 하나의 나무판이 없어서
비워둔 상태로 있었는데
그에 대해 구구한 전설이 많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전설에 대해서는
일말의 언급도 없으니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다.
즉 어렸을 적 내 기억으로는
어느 유명한 화공이 천정의 단청이 완성되기 전에는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을 터이니
외부 사람들도 문을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하였으나
너무 오랫 동안 화공이 나오지 않는지라
한 승려가 너무 궁금하여 문을 여는 순간
마지막 하나의 나무판을 남겨둔 채로
그 화공은 비들기가 되어 날아가 버렸고
내소사의 천정은 영원히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비에 젖는 상사화
우린 공주의 낙화암과 고란사를 가기 위해
배를 이용하여 백마강을 거슬러 오르기로 했다.
유람선은 최소인원 7명에 1인당 5000원 이었으나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부슬비가 내리고
언제 인원이 채워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둘이서 2만원에 전세내어 타고 출발했다.
백마강은 우리의 방문을 기다렸다는 듯
용틀임을 하듯 거센 기세로 흘러 내린다.
삼천궁녀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것일까?
황톳빛 강물이 무섭기 까지 하다.
삼천궁녀가 뛰어내린 낙화암에
붉은 색 각인이 선명하다.
유람선 뒤로 고란사가 숨은 듯 보인다.
고란초는 보이지 않고
모형을 만들어서 유리관에 보관하고 있었다.
흙탕물로 변한 백마강(금강의 일부)이 내려다 보이고 ~
다시 유람선에서 뒤돌아 보며
잘 있어요.
삼천궁녀여 ~
일천 삼백년을 훌쩍 뛰어 넘어 그대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싶어요 .........
마곡사 입구
대웅보전에서 내려다 본 마곡사 전경...
本殿의 불상이 동쪽을 향하도록 안치한 사찰이 거의 없는데
이 불상은 특이하게 동쪽을 향하여 있다고 ....
불교에서는 서쪽에 淨土(부처가 사는 청정한 곳)가 있다고
생각하여 불상을 서쪽을 향하도록 안치한다.
본전 보다 더욱 화려하고 근사한
범종각
영산전엔 1000여 분의 불상이 빼곡히 모셔져 있다.
30여년만에 찾은 마곡사의 모습은
주위의 작았던 소나무들이 너무 많이 자라서
완전히 숲에 파묻혀 버린 사찰이 예전 보다 왜소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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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에 비가 내리기도 하고
궂은 날씨가 계속되어 흡족하지는 않았지만
고인을 기리는 마음에는 오히려 마땅한 날씨였던 것 같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사연들로 점철되어지는 것이 인생사!...
항상 조금은 이웃을 위하여
마음을 비워 두는 것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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