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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

대리 여행(1)...격포, 이순신 셋트장과 선운사

19649

 

여행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냥 바람 쐬러 떠나는 여행,

견문과 견학을 위한 여행,

지인들과의 여흥을 위하여,

업무차 떠나는 여행,

또는 신혼과 회갑등을 기념하기 위한 여행등...

 

그러나 이번 여행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여행이 아니다

상대방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하는

대리여행인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내가 가까이 지내던 분의 간청이고

어쩜 그분으로서는

여생에 몇번 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분의 연세는 72세 이지만

아직도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계신다.

십 수년 전에는 전국 운송노조 조직부장도 지내셨던 분이다.

아들도 미국 유수의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기업체의 한국 지부장을 하다가

지난 해 부터는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부인과 어머님과의 고부 갈등으로

90여세의 어머님을 모시고

단 둘이서 살고 있을 때 부터

나와 상당히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 3년전에 어머님이 돌아 가시고 난 후 부터

7~8년 만에 다시 동거하게 되어

어쩜 신혼 처럼 단란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을 터인데

지난 8월에 부인께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것도 아들 내외와 손녀 손자들과 같이

동해안으로 휴가를 잘 다녀와서

바로 그 다음 날...

아직도 건강하시던 부인이...

 

그래서 실의에 빠진 그분을 위로해 주고 싶었다.

 

그분은 몇 달 전에 나에게 물어 보았었다.

우리나라의 여러 곳을 다 가 보았으나

선운사와 내변산 쪽을 안 가 보았으니

부인과 같이 꼭 한 번 그곳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고...

그러면서 내가 양봉을 하면서

내소사와 곰소 그리고 선운사를 잘 안다고 하니까

그곳 지리며 또 가 볼만한 곳을

꼼꼼히 메모해 가지고 가셨었다.

 

그러던 분이

부인의 별세라는 비보와 함께 찾아와서

나에게 부인 대신

동행여행을 제의하니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철 지난 격포해수욕장...

  

 

 

격포의 해넘이는 멋진 경관임을 알리려는 듯

서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 처녀상이 이채롭다.

 

해변 동산 위에 격포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팔각정이 있으나 수리중 이었다. 

 

 

  동행하신 분의 모습 뒤로

채석강이 보인다.

 

팔각정으로 오르다가 뒤돌아 본

격포해수욕장

 

 

 

 

 으아리(미나리아재비과)

 

 

 

 

 팔손이나무(오갈피과)

 

 

 

 

황토흙이 드러난 산길은

이곳 부안이 도자기의 고향임을 말해주고 있다.

 

계요등(꼭두선과)

 

 

 

 

 

 

해당화 열매

 

KBS사극 *이순신*의 셋트장 담장

 

이순신 셋트장의 구조물들

 

 

 

 

 

 

 

 

 

 

 

 

 

 

 

 

 

 

 

 

 

 

 격포에서 선운사로 이동중

변산반도 해안의 모습

 

 

 선운사 입구의 냇가 풍경

 

 

 

 萬歲樓

 

 

선운사 마당의 배롱나무가

비에 젖고 있다.

 

 

 大雄寶殿

 

 

대웅전 앞의 萬歲樓에서

*영정월* 보살님이 건네 준 발효시킨 녹차를 마시며...

 

 

 내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이곳에서 가까운 곰소(부안군 진서면) 보건소에서 근무하시던

나 보다 4살 위의 누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오늘 그 누나를 생각하며

향불을 피웠다.

그리고 묵념을 하고 돌아서는 순간

날 부르는 목소리...

 

만세루을 청소하던 영정월 보살님이

나를 불러 세우고 차 한 잔 하고 가란다.

 

 동행과 나는 기꺼이 만세루에 올라가서

보살님이 건네는 녹차를 감사히 마셨다.

 

고맙습니다....

*영정월* 보살님...

 

만세루에서 내다 보는 창밖의 모습...

 

비내리는 텅빈 사찰 마당에

배롱나무가 나를 가만히 응시한다.

 

 

 선운사를 나서며...

천년고찰의 향기가 스민

괴목나무들 ~

 

 

 

동행한 님은

기회 있을 때 마다

부인의 명복을 비는 듯

불전함에 시주를 한다.

 

 선운사 입구에 세워진 *선운산가*비

 

어제 오늘 계속 비가 내린다.

우리의 여정은 내리는 비를 따라

계속 그 나래를 좁게 웅크릴 수 밖에 없다.

 

아쉬움은 아쉬운데로 묻고

또 나아가야 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