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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숲속길의 명상

잃어 버린 길 ~

 

지금 그 길은 없다...

 

외로울 때나 슬플 때면

내가 곧 잘 찾아 나섰던

그 길...

 

그리그의 핀랜드나 노르웨이 숲길 같기도 하고

슈베르트의 보리수 나무 숲 같기도 하며

오필리아가 햄릿을 찾아 헤매는 오솔길 같기도 한 길이었다.

 

한참을 걷다 보면

금방이라도

산허리 이끼낀 바위와 아름드리 나무 사이에서

요정들이 튀어나오거나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이상한 짐승들이

출몰할 것 같은 괴괴한 숲속 길 ...

 

그러나 지금은 없는 길

 

한참을 걷다가 내려다 본 江心엔

해오라기 한 쌍이

사랑의 圓舞를 수놓고

 

어느 은둔자이런가

길건너로 숨박꼭질 하듯 터널 속을 치닫는 기차를 향해

낚싯줄을 던져놓고

세월을 낚았었다.

 

내가 즐겨 찾곤 했던 그길이 없어진지도

어연 10여년이 흐른 것 같다.

 

팔당대교와 팔당댐 사이의 검단산 허리춤...

예봉산이 바라다 보이고

팔당교 옆의 터널들이 서너개가 연이어 있는

그 건너편에 그 오솔길이 있었다.

 

한강을 옆에 끼고

숨어서 잠자는 듯한

영원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나만의 오솔길...

 

그러나 지금은 개발의 힘에 밀려

사라져버린 추억의 길 ~

 

지금은 불가사리 같은 개발의 손길을 따라

무섭게 치달리는 쇠붙이 심장을 달고

무심히 지나치는

나의 향수와는 무관한 사람들에게 점령당한

나의 길

내 추억속의 길 ~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희미한 상상속의 길이 되어버렸네...

 

순수한 나의 것들은

이렇게 하나 둘씩 사라져가 버리고...

되돌릴 수 없다네

돌아 갈 수 없다네

 

그 숲길에 깔아 놓으며 걷던

청춘의 노래도

영원할 것 같던 동화속

요정들과의 얘기도

시름없이 세월을 낚던 낚싯꾼의 모습도

 

이젠 먼 허공속으로

사라져 버렸다네...

 

내 그리움 처럼

내 꿈 처럼...

 

 

 

 

An Orchid For My Withering Garden

(내 시든 정원의 蘭에게)

 

 

Still drunken of spring`s shining meadows and the myriads of flowers,

봄, 찬란했던 초원과 수 많은 꽃들에 취하여

 

we shut our eyes to the beauty and fell asleep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듭니다.

 

...and oblivion erased our memories of fall and blinded our eyes.

망각은 가을의 기억들을 지우고 우리의 눈을 멀게 합니다.

 

Overwhelming were the days,as autumn embraced

거부할 수 없는 날들이 왔습니다.가을이 포옹할 때(산들바람이 불어 열정으로 하늘에 입맞춤하는 대지를 가을이 포옹할 때 거부할 수 없는 날들이 다가 왔습니다)

 

the land of zephyr kissed the sky with passion...

산들 부는 바람이 하늘에 입맞추는 열정으로

 

But more seldom we remembered

그러나 우리는 기억할 수 없습니다

 

the perfume of a long withered spring and

길고 초라한 봄의 향기와

 

summer`s caress faded like a candle in the wind, leaving a legacy of golden

바람 앞의 촛불 처럼꺼져간 여름의 열정과 황금의 유산을 떠나 보내며

 

...and still we slumbered -dreamless and forlorn...

우리는 아직 꿈도 없는 쓸쓸한 선잠에 빠져듭니다.

 

But for the sleepless who perceive, a blossom`s tear

불면의 밤이 아니었다면 눈물 같이 떨어진 꽃들은

 

will be a monument of those long faded summers

긴 여름의 업적이 될 것이며

 

and bears the seed of a new spring

봄의 씨앗을 잉태할 것이고

 

...and those will feel no mourning as fall

깊은 슬픔을 더 이상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Grands them a farewll kiss in the orchid-fields

가을 난초 벌판에서 그들에게 이별의 입맞춤을 하는 것 처럼

 

because their gardens will gleam everlasting.

그들의 정원이 영원히 빛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16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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