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설국에서
나는 행복했었다
흰눈에 갇혀서
그님의 얼굴에 묻혀서
화톳불가의 추억담에 젖어서도
나는 항상 꿈을 꾸었다
해가 언제 떠서
어디로 어떻게 지는 지도 몰랐고
배고픔도 아픔도 잊었었다
시간은 나를 위해 멈춰 주었고
태양은 그님의 창문 커튼에 걸려서
제 갈길을 잊은 듯 했다
까치는 시시 때때로 나를 찾아와
그님의 일상을 알려주고
그때 마다 행운을 안겨주고 갔다
그님의 소식이 곧
나의 희망이었으므로....
그렇게 다정했던 겨울이
이제 떠나려하네
저 당당한 노란 꽃무리에
이제 그만 자리를 내어주려 한다네
눈은 제몸을 녹여
나무들의 목마름을 채워주고
꽃잎을 틔우게 한다네
이제
땅속에 묻힌 열매들도
눈이 보내주는 따뜻한 눈물속에
예쁜 새싹과 꽃잎을 피우겠지
하얀 눈송이위에 앉아
나비 처럼 사뿐히 내 후원에 내린
아름다운 이여~
나는 그대와 함께
끝날 까지 환희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눈 처럼 맑고 깨끗한 영혼인 채로
그렇게 정갈한 나그네 길이 되도록
잘 엮여진 결을 가다듬으며
귀향길에 들고 싶다
이제 주춤거리던 봄도
이 잠시의 꽃샘 추위의 투정이 끝나면
봇물 처럼 밀려들 것이다.
참지 못하고 속내를 드러낼
대지의 열정이
벌써 부터 내 가슴에 먼저 와서 서성인다
그리운이의 마음에도
봄은 와 있을까?
그 겨울의 노래들 처럼 고운 노래를
들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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