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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궤적

땅끝 마을과 보길도의 이른 봄 ~

 

땅끝이라는 뉴앙스가 안겨 주는

묘한 그리움과 설레임 같은 것...

 

그리고 그것이 봄을 태우고 올 것만 같은

남국의 파도를 젤 먼저 맞이하는 곳이니

내 마음이 설레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서울에서 밤 10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6시간을 달려 새벽 4시 30분에

땅끝 마을에 도착했다...

 

 아직도 새벽 바람은 차다.

한 숨도 눈을 부치지 못한 나는

그래도 밤바다를 말 없이 지키는 등대가

가만히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그를 만나러 차거운 부둣가를 걸었다.

 

 몇몇의 배들은 출어등을 밝히고

지난 밤의 어획고를 점검하는 중이고

여객선도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여객선에 승선하기 전

젤 먼저 눈을 사로 잡는 바위위의

멋진 소나무...

 

여객선에서 뒤를 돌아보니 전망대가

위세 당당히 바다를 응시하며

오는 봄을 차분히 영접하고 있다.

 

 선상 일출을 보는 기분은

또한 색다른 면이 있었다.

 

 동행한 늘푸른 산악회 후미 대장과 일행

 

 

 

 

 송시열 글씐 바위는 제주도로 귀양가는 도중에

송시열이 바위에다 글을 새긴 것이고

 

예송리에는 상록수림 외에도

둥그런 자갈이 특색인 예송리 해수욕장이 있다

 

 

 

 동백꽃은 이처럼 바다를 면하고 있을 때

더욱 그 모습이 아름다운 걸 느낀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처럼 붉은 마음으로 기다리는 동백꽃이 있으니

어찌 서둘러 오지 않을 수 있으런가 ~

 

 

 윤선도의 유적지 입구에 늘어진 버들강아지

 

 

 洗然亭의 모습을 담고 있는 대원들

 

 

 

 윤선도는 얼마나 정갈하고 싶었으면

그 깨끗한 자연을 다시 씻는단 말인가...

 

 

 

 

 

 

 五友歌에 한가지를 더 한다면

그땐 동백꽃을 꼽아야 하리라...

 

아무리 예쁜 꽃도 이렇게 져야하리니

오는 봄도 또한 이러하리라...

 

 추위에 움추리고 잠을 설친 내 모습...

 

 

 저절로 붉어 터져버릴 듯한

동백꽃 봉오리 뒤로

우리가 오를 수리봉이 뒤를 받치고 있다.

 

수리봉은 406m이고

이 능선의 최고봉은 격자산인데 433m이다.

 

 진달래꽃이 내가 지날 숲길을 지키고 있다가

반가운 미소를 보낸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길엔

盆栽감이 지천이다,

 

 

 

 

 

 

 정상에 오르니 산악회장이

한 컷을 촬영해준다.

 

 

 저 멀리 격자산이 보인다.

 

 보길도의 중심부가 내려다 보인다.

 

 등산로를 만들 때

베어 내고 남은 동백나무 그루터기에선

새순이 올라 와 이 역시 멋진 분재 그 자체였다.

 

 

 

 한 동안 내려 오다 뒤돌아 보니

수리봉이 우람하게 손을 흔들어 준다.

 

 양귀비과 댓잎현호색이

찬바람속에 안쓰러운 동정심을 자아내게 한다.

 

 

 

 

 백합과의 山慈姑

일명 까치무릇

 

 

 

 

 

 내려오는 길에

정찰을 하는 산악회장...

 

 미나리아재비과의 노루귀...

 

 

 장미과 장딸기꽃

 

 

 현삼과의 큰개불알풀

 

 민들레.

 보길도에서 장사도를 건너

노화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보인다.

노화도는 보길도 보다 넓고 경제력도 강하단다.

 노화도 중심부...

 

 보길도와 노화도 사이에 놓인 장사도.

 

 나를 땅끝마을로 실어다 줄 여객선

중간 기항지로 넙도와 노화도가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여객선이 긴 여운을 남기며 달리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땅끝마을 전경..

 

 

 

전망대...

15794

 

 영산호...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예전에도 오늘도

그리고 또 내일도

그렇게 지구라는 큰 몸뚱이에 기대어

갖은 애환과 푸근함으로

아기자기한 삶을 가꾸어 갈 것이다.

 

나는 오늘 봄의 소리를 듣기 위해

남국의 파도를 맞이하러 갔었고

땅끝마을과 남국의 바다는

그러한 나의 기대에 충분히 접대를 해주었다.

 

나는 항상 이러한 여행의 끝에서

내 환경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안녕!

땅끝마을 ...보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