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가뭄
그 한 가운데
마르지 않는 우물가로
나는 찾아 갔었네.
깊은 우물물은
온 세상의 너울을 담아
무섭게 일렁이고 있었고
두레박이 없어
망연 자실한 나에게
고깔로 얼굴 가린 여인이 다가 와
말 없이 두레박을 건네 주고 가네.
나는
넘치는 맑은 물을 보며
기쁨에 들떠 있었네.
그러나 그것도 잠간...
세상의 오물들이
시시 각각 밀려드네.
아무리 손바닥이 닳도록
훔쳐 내고 또 닦아 내어도
기어이 물동이 속으로 스며 드는
이 슬픈 필연의 티끌들이여 ~
하지만
오늘도 나는
이 서툴고 안타까운 몸짓을
멈출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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