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길
나에게 슬픈 눈동자로
말하지 마세요.
내 몸은 땅위에 떨어져 바람에 날리지만
따뜻한 꿈 하나
내 안에 살고 있어요.
나를 위해 애잔한 노래도
짓지 마세요.
바람 조차 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떠나가면
나는 여기에 터를 잡고
꿈을 심을 거예요.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위해 서러운 노래를 부르지 마세요.
내 품에서
열매들이 쌔근 쌔근 잠을 자네요.
나는 그 열매에
내 꿈을 심을 거예요.
이제 내 몸이 해체될 때 쯤
열매들은 기지개를 켜며
꿈의 나래를 피워 올리겠죠...
내가 어머님 품속으로
다시 사위어 갈 때 쯤....
그러니
나를 위하신다면
그냥
따스한 눈빛으로만 스쳐 가세요...
'계곡.숲속길의 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 그리고 머무르고 싶은 순간 (0) | 2006.12.27 |
---|---|
슬픈 바벨탑 (0) | 2006.12.27 |
홍시(紅枾) (0) | 2006.12.07 |
겨울강 (0) | 2006.11.25 |
첫눈 (0) | 2006.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