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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숲속길의 명상

홍시(紅枾)

 

서리

서리

감겨다오

무서리야.

 

온 계절의 고독이

너로 하여

끊겼나니

 

그것은

설익은 꿈을

카르마의 바퀴속에

감추고

무지개를 향해 나르던

신기루의 계절이었구나.

 

두루

두루

저며다오

된서리야.

 

내 몸에

문신하는

너의 바늘 끝이

나에겐 이미

감미(甘味)의 근원이어니

 

이제

천년의 고독이

나에겐

한 줄기 바람에

지나지 않는구나.

 

나는 이제

이승과 저승의

분기점에서

대지의

인자한 부름에

고개 숙여 응답하니

 

바람이여

어서 와

나를 흔들어다오.

 

떨어지는 순간 까지도

깨어 있어

님의 음성을 듣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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