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
로렐라이 언덕으로 항진하는 조각배 속에서
사막의 여왕의 신비한 눈동자 속에서
알함브라 궁정 달빛의 고요 속에서
또 폭풍의 언덕의 히야씬스 벌판에서
그리고 베토벤의 월광 속에서...
그러나 그 순간들은 멈추지 않았지.
다만 지금은
지난 날을 뒤돌아 보며
한 순간 한 순간을
환등기 속에
천천히 비춰 볼 뿐....
아...
또 괴로운 순간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전쟁과 평화의 포연 속에서
컬럼버스와 마젤란의 범선 위에서
아문젠과 피어리의 썰매와 얼음집 속에서
그 모든 사투와 고독 속에서도
하나의 그리움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머무르고 싶은
순간과 그리움은
은빛 날개를 단 나비가 되어
또는 집시의 가슴을 품은 바람이 되어
내 영혼 속을
떠돌고 있나니 ~
'계곡.숲속길의 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인(野人)의 길 (0) | 2007.01.03 |
---|---|
꿈속에서 마르지 않는 우물을 보았네 (0) | 2006.12.31 |
슬픈 바벨탑 (0) | 2006.12.27 |
낙엽의 길 (0) | 2006.12.15 |
홍시(紅枾) (0) | 2006.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