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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궤적

소매물도2

 

 

방목되어진 이 흑염소는

이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그는 오랫 동안 저 모습 그대로 움직이지를 않았다

 

지금 로뎅이 환생했다면 그리고 저 모습을 목격했다면

어떤 영감을 얻어 작품화 했을까?

 

동물들도 사람 못지 않게

사념에 젖을 때가 있나 보다 ~

 

 

등대섬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내리막 길 왼편으로

동백나무 숲이 삑빽히 들어 차 있다

아마 가파른 표면이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조성해 놓은 사방공사용 숲인 거 같다

 

 

 

가파른 길을 다 내려 간 곳에

버티고 있는 멋진 바위...

 

 

 

멀리서 보았을 때는 1마리 밖에 없었는데

가까이 가니 여러 마리가 떼지어 풀을 뜯고 있다

작년 거문도에 갔을 때는 거문도가 넓어서 그랬던지

염소 무리가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진 외진 곳으로 다녀서

눈에도 잘 안 띄었는데...

이곳 염소들은 좁은 장소라서 사람을

일일이 피하지 않고 있나보다

 

 

 

 

이렇게 후미진 곳엔

시원한 그늘도 있고

바람의 통로도 되니

낚시 하기에는 십상인 명당자린가 보다

 

 

 

 

등대섬으로 건너 가는 징검다리 같은 유일한 통로

지금이 보름 사리 때이니 물이 젤 많이 빠져서

건느기에 아주 좋았다..

 

 

 

 

등대섬을 건느는 바닷길이 열리면

온갖 풍파에 모서리를 내어주고

이제 아무리 큰 풍파에도 아프지 않을 조약돌들이

평화로히 길손을 위해 더 깊히 자신을 박는다...

어떤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발길도 삐끗하지 않도록 ~

 

 

위 조약돌 길이 막히면 이 접안 시설로 배를 접안 시키는 걸까

일단의 낚싯군들도 이 접안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등대 관리에 필요한 물자들도 이곳으로

하역 작업을 해야할 것이다 ~

 

 

 

 

아랫 쪽에서 올려다 본 관리 사옥들

 

 

등대로 오르는 길은 이처럼

모두 나무 계단으로 가드레일을 설치해서

조성되어 있다

 

담당 행정관서에서는 최선을 다 하건만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은

도시락 .빈병.물병.비닐 봉지등을 마구 버려서

아직도 낮은 국민의 민도를 보는 거 같아서

마음이 어두웠다  ..

과연 누가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우리의 이 소중한 자연인가 ~

 

 

 

 

 

 

 

 

 

등대여 !

홀로인 등대여 !

외로워 말아요

 

우린 우리 자신이 완전히 형체를 잃을 때 까지

어쩔 수 없이 스스로의 운명을 ..또 그 운명의 무게를

감당해 내야하는 존재들 ~

이건 결코 떨쳐 내어 어디로 던져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니

 

외로워 말아요

외로우면 우리 같이 기대고 외로움을 견디어 내자구요 ~

 

그대가 거기서

많은 이들에게 밤바다의 안내자가 되어 있을 동안은

그래도 그대는 행복한 거예요

 

그대를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의

눈동자가 아름답지 않나요?

그들 가슴에서 울리는 안도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던가요?

 

 

 

 

 

 

 

 

 

 

절굿대(국화과)

 

 

 

 

 

 

 

 

 

외로우면

너를 기억하리

 

슬플 때도

널 기억하리

 

등대여

갈매기여 ~

외딴 섬의 작은 꽃들이여 ~

 

갈매기의 울음이여

등대의 불빛이여

그 이름도 없이 잊혀질

꽃잎들의 미소여 ~

 

 

 

 

관광객을 실은 유람선이

좁은 협곡으로 진입해서

좋은 경치를 구경시키고 설명해 주고 있나보다

 

 

 

 

이곳에도 참나리꽃이 한참이다

이곳엔 참나리 외에 엉겅퀴꽃도 많이 피어있었다

 

 

 

 

 

 

이 외로운 섬에

이 처럼 평화가 오래 깃들게 하시고

풍랑과 폭설과 혹한은

적게 드리우소서 ~

 

작은 섬의 평화를 비는 마음은

작은 이들의 평안을 비는 마음이니

불완전을 묶어 완전을 이루는

대자연이여 ~

 

작은 섬들과 작은 이들의

기도에 귀 기울여 주소서 ~

 

 

 

항로표시관리소 그늘에서 폭염을 피하는 삽살이 ~

 

여기서 동네 주민인 듯한 남자 둘이서

입구에 *생수 팝니다*라고 A4용지에 써 붙여 놓고

생수를 팔고 있었다

 

목 마른 차에 얼마냐고 물으니 천원이란다..

나는 고마움에 2천원을 주었더니 극구 받지 않으려한다

억지로 쥐어주며 순박한 그들의 미소를 가슴에 담아 왔다

 

 

 

 

물이 너무 맑아서 바닥이 그대로 투영되어 보인다

 

갯바위엔 홍합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고

파도는 잔잔하여.

나는 잠간 신발을 벗고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고

바위 그늘에서 한참을 쉬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뒤돌아 본

등대 ~

 

세상의 등불이 되기는 쉽지 않은 일

 

내 힘들고 어려우면

너를 기억하리 ~

 

안녕 ~

안녕 ~

 

 

 

 

 

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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