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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방태산(미산리 ->개인약수->주억산(방태산)->휴양림)

 

29043

 

방태산 ....

 

야생화가 지천이라 하여 찾아 갔던 적이 있었고,

어느 여름 휴가철을 이용하여 올라갔던 풍요로운 산,

또한 산세가 험하고 깊어

난리를 피해 살기 좋은 곳이라고도 알려진

이곳을 다녀 간지도 어연 11년이 흐른 것 같아요.

 

물론 6년여 전 까지 3번 이상 다녀온

조경동계곡(아침기리골)은 별도로 하고 말이죠.

 

방태산을 떠올리면 특히 못잊을 추억은

조경동계곡에서 만난 금꿩의다리의 현란한 자태와,

구룡덕봉에 펼쳐진 여름날 천상의 화원이었답니다.

 

 

오늘 산행은 미산리에서

하니계곡을 거쳐 깃대봉으로 올랐다가 방태산(주억봉)구룡덕봉을 거쳐

적가리골쪽의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저를 포함한 대다수 인원은 원래 코스가 아닌

미산리에서 소형 트럭으로 개인약수산장 까지 이동해서

그곳을 들머리로 삼아 개인약수를 경유하여 주억봉으로 오르기로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시간상의 제약 때문에

방태산(주억봉)을 조금 지나 구룡덕봉으로 향하는 길목 삼거리에서

방태산 자연휴양림 있는 적가리골 연결된 지당골로 하산하고 말았네요.... ㅎ

 

<개인약수 산장>

 

미산마을 까지는 자그만치 4Km나 되네요.

그냥 걸어 왔더라면

2시간 이상을 족히 걸었어야 했네요.

 

산행 들머리를 이렇게 트럭이나 다른 운송수단으로 이동한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응봉산 용소골 탐방시 덕풍계곡에서는

날머리에서 트럭을 이용하긴 했지만요... ㅎ

 

<너와지붕 황토벽 특이한 개인약수산장>

 

방동리에서 적가리골 방태산휴양림으로 접어드는 도로변에서도

황토펜션들이 눈에 많이 띄었었는데,

반대편인 미산리 쪽에서도 황토방들이 많아요.

 

처음 와 보는 개인약수가 기대되는 순간이군요.... ㅎ

 

방동리의 약수는 5~6번이상 지나쳤지만

마셔 본 것은 한 두번 정도일 것입니다.

거의 언제나 인파로 북적였으니까요.... ㅎ

 

개인약수를 향하여

 

짙푸른 물빛이

이곳이 청정지역임을 말해주네요.

 

 

 

 

 

지금은 아스팔트 도로가 개설되고

차량들의 성능도 좋아서

맘만 먹으면 쉽사리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되었지만

그런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시절에는

정말 찾아 오기 어려운 코스였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ㅎ

 

냇가 작은 폭포 주위엔

어김없이 푸른 이끼가

세월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마음에 따스히 안겨 옵니다.

 

개인약수 옆 작은 개울

 

약수터 옆

누군가가 쓰다 놓아둔 임기응변식 컵으로

약수를 떠 마셔봅니다.

 

톡 쏘면서 철분 특유의 맛이 아주 상큼합니다.

철분과 탄산의 조화가 아주 그만입니다.

 

정선화암약수나, 천진암 약수,

그리고 남한천약수로 개발하기 전의 남한천 옹달샘 물맛이

바로 이 맛 이었네요..... ㅎ

 

약수에 녹아 있는 철분의 영향으로

약수물이 붉으스레한 색조를 띄어요.

 

개인약수를 뒤에 남겨두고 방태산 능선을 향해 오릅니다.

 

무더운 날씨에 힘도 지쳐

한편으론 짜증스럽기도하지만

이렇게 푸른 융단 같은 이끼류와 눈과 호흡을 맞추다 보면

어느틈엔가 피로는 사라지고 새로운 힘이 샘솟습니다.

 

삼척 도계의 육백산 이끼폭포 못지 않을 것 같은 이끼가

개인약수 계곡을 빼곡히 뒤덮고 있어요..... ㅎ

 

<동의나물 군락지>

 

곰취와 비슷한 동의나물....

동의나물은 독초라서 절대 먹으면 안된다네요.

4~5월에 매미꽃 처럼 노란꽃을 피운답니다.

 

개인약수산장에서 이 주능선 까지 오르는데

거의 2시간이 경과하였네요.

 

가막살나무꽃(꽃말: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올림픽공원에서는 5월 중순에 핀다는데,

이곳에서는 6월 중순에 꽃으로서의 일생을 마감하려 하는군요.

 

쥐오줌풀

 

백당나무꽃

 

산행을 시작한지 정말 오랫만에

넓은 휴식공간을 만나네요.

 

하지만 거의 혼자만의 산행인지라

잠시도 쉬지 못하고,

간식 먹을 틈도 없이 능선길을 따라 발길을 옮깁니다.

 

박새

 

박새꽃이 피기는 하였으나

아직 만개할 시기는 아닌 듯하네요.

 

박새하면 생각나는 곳이 두어 곳 정도 되어요.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점봉산 정상에서 곰배령으로 내려가는 능선쪽과

설악산 마등령박새꽃이 환상이었어요.

 

<여름날의 마지막 철쭉꽃>

 

이 나무잎 뒤에 수줍은 듯 숨어 피어 있는 철쭉꽃을 보니,

*The Last Rose Of Summer*라는 노래가 생각나요.

 

제 철이 지난 어느 날

외롭게 피어 있는 꽃에게도

벌 나비가 날아 들까요?

 

그리고 그 꽃은 자기가 그토록 열망하던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백당나무꽃

 

수수꽃다리(丁香나무)

 

적가리골 저 멀리 제일 먼 곳 왼편으로

설악산 공룡능선의 우람한 날개가 희미하게 잡힙니다..

 

이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하다가

구룡덕봉을 지나 왼편으로 하산하면

이 역시 적가리골, 방태산자연휴양림 이르게되겠지요.

 

하지만 오늘은

방태산(주억봉)에서 약간 지난 지점에서

지당골로 내려가는 코스로 접어들고 맙니다.

 

산악회 회장께서 구룡덕봉을 거쳐 내려 오려면

아무래도 하산 시간에 늦어질 것 같지 않겠느냐는

은근한 권유의 어조에 꼬리를 내린 것이지요.... ㅠㅠ

 

하지만 하산 후에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아

정말 일생에 두어번 할까 말까한

계곡욕을 하였네요.............  ㅎ

 

<주억봉(방태산)에서 내려다 방태산자연휴양림>

 

어떤 이들은 이 방태산이라는 명칭은

이산의 모형이 망태기를 닮아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비스듬히 옆에서 바라 보니

정말 망태기 같이 보이기도 하네요.... ㅎ

 

정상석 인증샷을 남기기는 했지만

정상석이 너무 안쓰러워 보여요.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위치가 

너무 삭막하고 매말라 파헤쳐진 맨땅이라서요.

 

 

나도 기어히 방태산정상 인증샷을 하나 건지기는 했군요.... ㅎ

 

요즘 이 산에서는

백당나무쥐오줌풀수수꽃다리꽃이 한창이네요.

 

<감자란초>

 

삼거리에서 지당골로 내려가는 숲길에서

2주일 전에 정선 두위봉에서도 많이 보았던 감자난 ...

이곳에서도 아직 그 금빛 미소를 잃지 않고 맞아 주어요.

 

큰앵초꽃

 

이 역시 두위봉에서 많이 보았던 꽃이네요.

 

 

가파른 산기슭 길을 1시간 이상 내려와서야

계곡 다운 계곡의 물줄기를 만납니다.

 

지당골 하류라고 해얄까

적가리골 상류라 해야할까?

 

아주 앙징맞은 폭포하나가

피로감에 지친 내 가슴의 계곡으로 들어 와 안깁니다.

 

요기서 부터는 적가리골이라 해야할 것 같아요.

폭포가 제법 우렁차고, 당당하네요.

 

높이만 조금 더 높다면

아주 멋진 풍광을 연출할텐데,

조금은 아쉬운 방태산의 폭포들이군요.

 

하지만 폭포 하단부가 넓은 반석으로 되어 있어

특별한 장관을 펼쳐 보입니다.

 

 

적가리골의 상류는

이렇게 연이어진 반석위의 폭포들이

경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즈런 하면서도 정겨운 폭포들의 경연장...

 

그 폭포의 프로필

 

그리고 그 폭포의 정면 모습도

너무나 가즈런하여

큰님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2단폭포(이폭포)

 

 

2단폭포 상층부

 

2단폭포 하층부

 

<저폭포 측면>

 

<저폭포 전면>

 

2단폭포 조금 아랫쪽에 있네요.

 

<저폭포>

 

하산후 상당한 여유시간이 주어졌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오랫만에 구룡덕봉까지 다녀 올 걸 그랬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유시간에

정말 오랫만에 계곡속으로 *첨벙* 잠겨 보기도하여

한편으론 개운한 뒷마무리를 한 셈이 되었어요.

 

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돼지고기 볶음에 곁들여 먹은

곰취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깊은 산의 향기는

입안 가득 퍼져 얼마나 감칠맛이 나던지요.

 

오늘 방태산이 남몰래 안겨준 가슴 벅찬 선물과

동행한 산사람들이 베풀어준 은혜는

또 얼마나 크던지요..........  ㅎㅎㅎ

 

큰님이시여!~~

오늘도 너무 너무 감사했나이다.

범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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