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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가은산(둥지봉 ->새바위 ->옥순교)

 

29041

 

가은산(加隱山)....

 

아직 한 번도 오르지 않아서

나에게 은근히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산!

 

충주호와 어우러진 가은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려운 발길을 옮겨 놓습니다.

 

월악산국립공원금수산의 한 줄기인 가은산에서

충주호반으로 내려와 그 호반을 왼편으로 내려다 보며

오늘의 시산제를 올릴

옥순봉 건너편의 옥순대교 주차장까지 내려 오는 코스네요.

 

들머리 상천리 주차장에서..

 

간밤에 서울등 여타 지역에서는 비가 내렸으나

영동북부와 이곳에는 많은 량의 눈이 내려

올 겨울 마지막 설경을 선사하는군요... ㅎ

 

고마워요.

큰님이시여!~~~

 

처음 와 보는 이 지역....

 

금수산의 한 줄기인 이 산의 첫 인상은

이곳도 만만찮은 암릉미를 자랑하는 산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엊그제 내린 눈으로 분칠을 하고

*나도 좀 돌아 보아주시고 올라가시면 안되나요?~~* 라고 하며

내 옷소매를 잡아 끄는

귀엽고 앙증맞은 작은 암봉과 암벽들!~~

 

물개라 할까,

풍뎅이라 할까.

 

만만찮은 몸집으로

동료의 어깨에 무등을 탄 녀석의 넉살 좋은 모습에

가벼운 실소(失笑)를 날립니다.

 

마치 악어 같아요.

 

오늘 따라 미세먼지인지

눈이 녹으면서 생긴 기화현상인지

시야가 너무나 흐려

배경이 시원스럽지 않습니다.

 

자연 석교(石橋)

 

옥순대교가 내려다 보여요.

 

대나무 처럼 쭉쭉 뻗은

옥순봉의 절리 기둥은

뿌연 수증기로 제 모습을 자랑하지 못하고 있네요.

 

 

이제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둥지봉이 내려다 보이고

호수 건너편 둥지봉 어깨 너머로 아주 희미하게

구담봉도 귀를 쫑깃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네요... ㅎ

 

다시 옥순대교

 

옥순대교옥순봉, 구담봉, 둥지봉을 축으로 한 이곳이

충주호(청풍호)의 백미를 형성하고 있군요.

 

오늘 둥지봉에 올랐다가

왼편에 청풍호를 끼고

꼭지바위, 새바위 등을 거쳐

저 아래 옥순대교옆의 주차장 겸 휴게소 까지 가야합니다. 

 

금수산 줄기...

 

한폭의 멋진 산수화

 

이곳 그 어디에다 앵글을 맞추어도

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의 산수화가 꿈틀거려요.

 

짧은 날개의 펭귄이 뒤뚱거리며 걷고 있네요... ㅎ

 

둥지봉가은산으로 갈리는 삼거리

 

200m 거리의 가은산에 들렸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서 둥지봉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리 높지는 않으나

802m인 중계탑 봉우리양8경의 계곡들, 

그리고 넓고 깊은 금수산 자락에 깊숙히 파묻혀 있으니

이곳은 가히 은둔자들의 천국 같아요.

 

그래서 산이름도 그런 연유에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싶구요.... ㅎ

 

삼거리를 지나

둥지봉을 향하여 내려 가는 길

 

내려 가는 길도 역시 올라 오는 길과 마찬가지로

잘 가꾸어진 하나의 아름다운 분재와 같은 정경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호랑이 등을 한 말목산이 방가히 맞네요.

 

호수 오른편에 희미한 안개속의 구담봉....

그리고 유람선의 기착지인 장회나루

아주 희미하게 잡히네요.

 

 

 

말목산을 배경으로.....

 

 

 

이제 부터는 둥지봉으로 올라야 하는데

둥지봉으로 오르는 길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서인지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금줄이 쳐저 있네요.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조심해서 다녀 오겠습니다.*라는 속엣말로 양해를 구하고

그 금줄을 돌아 둥지봉을 오릅니다.

 

 

둥지봉에서 내려다 본 정경들

 

장회나루를 가운데 두고

왼편 멀리엔 제비봉,

호수 오른편엔 구담봉

서로 마주 보며 인사를 하네요.

 

15년 전 쯤 유람차 들렸던 장회나루....

그리고 7년전에

제비봉구담봉, 옥순봉 등정을 하면서 들렸던 장회나루...

 

정말 오랫만에 이렇게 마주 대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안녕, 잘들 있었나요.

 

충주호, 장회나루, 구담봉 ..

 

왼편에 말목산, 그 뒤 오른편에 제비봉

 

나는 이 정경에 심취하여

자꾸만 호수를 향하여 내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아차! 하고 서둘러 내려 왔던

둥지봉 정상을 향하여 올라 갑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겨우 새바위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만납니다.

 

안녕!~~ 구담봉!~~

 

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나 있을까?

아쉬운 님, 구담봉님,장회나루, 그리고 청풍호!...

 

이 바위가 멋져 보여서

올라 갔다가

그만 길을 잃어 버렸네요....

 

요기서 부터 헤매기 시작하여

상당 시간을 허비했네요...........  ㅠㅠ

 

오늘 두번째의 알바인 셈이죠.

 

호수 왼편에 옥순봉과 그 건너편에 새바위

 

옥순봉 아래 옥순대교

마치 새악시 처럼 화사한 옷차림으로 나를 맞이합니다.

 

새바위

 

새바위 뒷편으로

오늘 우리가 올라 왔던 가은산 능선길이 올려다 보이네요.

 

올라 갔다, 내려 갔다...

우왕좌왕하며 알바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렇게 참하고 고운 님을 만나니

한없이 기쁘고 헤픈 미소를 띄우는

철없는 산나그네!~~

 

욘석은 예쁜 견공(犬公) 같기도 하고

청풍호를 지키며 기도하고, 때로는 사색에도 잠기는

도에 통한 인자한 불사신 같은 느낌도 들어요.

 

둥지봉새바위 사이에도

호수를 향해 뻗어 내린 예쁜 암릉 줄기가 있네요.

 

왼편 끝 바위에서

가운데 대슬랩으로 내려오는 동안

길을 찾지 못해서

또 몇 차례 가파른 암릉 틈새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40~50분이 훌쩍 지나간 듯하네요...... ...ㅠㅠ

 

나 보다 앞서 간 횐님들은

새바위에서 한참 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빤히 바라보면서도

나는 계속 저 왼편 끝 바위를 올라 갔다 내려 갔다 했으니

정말 속이 타들어 가 애간장이 녹는 줄 알았어요... ㅠㅠ

 

이제 둥지봉의 대슬랩을 내려와

밧줄이 매달린 한 바위 능선의 협곡을 내려섭니다.

 

대슬랩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호반을 향해 새바위 앞에 다소곳히 앉아 있던

그 어여쁜 암릉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 능선에 당도하여

협곡으로 난 고개를, 밧줄에 매달려 넘으려니

이토록 험난하고 무시무시한 바위가 또 있으랴 싶네요... ㅎ

 

저 멀리에 제비봉,

호수 바로 건너에 구담봉..

 

새바위 능선으로 오르면서 --

 

둥지봉 전경.

 

정말 꼭 새둥지 닮았네요.

 

구담봉을 오른편으로 휘돌아 가면

장회나루가 나오겠죠?

 

옥순대교

 

새바위 있는 능선으로 오르는 길에서

꼭지바위 쪽을 올려다 보며 한 컷

 

꼭지바위

 

새바위 아랫쪽 100여 미터 거리에 있어요.

 

새바위 능선에서 바라 본

청풍호구담봉, 저멀리 제비봉

 

새바위 뒤의 멋진 암벽

 

멋진 암벽의 오른편으로 새바위

 

새바위

 

닭인지 새인지 ....

녀석도 요즘 세태를 반영한 듯

한 자녀만 두었군요......................

 

어느 산악회원들일까

 

한 무리의 인파가 대슬랩에 모여

오늘의 산행을 자축하고 있는 듯해요.

 

 

오늘 가은산을 향해

올라 갔던 능선길이 올려다 보입니다.

 

오른편 끝에 가은산

 

 

새바위를 뒤에 홀로 남겨 두고

다시 또 나그네길을 떠납니다.

 

호수 건너 옥순봉..

7년 전 어느 가을날 오후

옥순봉 산 마루에서 옥순대교의 모습을 담아내던 나....

 

그때의 감흥이 오늘 이시각

또 다시 내 가슴으로

밀물이 되어 쏟아져 몰려 듭니다.

 

 

새바위 능선상에서의 옥순대교의 모습

 

 

왼편 둥지봉 대슬랩, 말목산,

호수 오른편으로 장회나루 뒷편의 제비봉장회나루 앞쪽의 구담봉

그리고 다리 건너 가까이에 옥순봉.......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저 유람선에서 관광객을 위해 설명을 하는

해설사의 마이크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네요.... ㅎ

 

옥순대교를 지나며

 

청운의 꿈도,

청춘도 사랑의 감정 마저도 사위어져

 

이제는 차라리

첩첩산중에나 숨어들자 벼렸더니(加隱山)

 

청풍호수위를 나르던 제비 한마리(제비봉)

천마의 목에 꽃가마 하나 달고 나타나(말목산, 둥지봉)

 

시름에 겨워하는 나를 그 꽃가마에 태우고

구담봉을 휘돌아 옥순봉 언저리에 내려 놓으니

 

모든 시름과 목마름과 시시비비 마저 사라지고

오직 한 결 정갈한 달빛을 타고 흐르다가

 

청풍호 건반위에서

사파의 물결을 다스리는 하나의 소리로 기우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