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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겨울 설악산(한계령 ->서북능선 ->대청봉 ->신흥사)

 

29040

 

연휴를 맞이하여

설악산을 찾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중청대피소에서 1박을 하는

1박2일의 산행을 시도해 봅니다.

 

지금껏 소청대피소에서 1박을

그리고 희운각에서 2박,

그리고 아주 예전에 수렴동대피소에서 1박을 했던 적은 있었지만

중청대피소에서는 아직껏 하룻밤을 쉬어 간 적이 없었네요.

 

오늘은 설 연휴이지만

산행신청자가 8명밖에 되지 않아

동서울 터미널에서 일반 버스로 출발하고,

내일은 오늘밤 출발하는 무박팀의 버스로

무박팀과 함께 올라 온다하네요.... ㅎ

 

산행 인구가 예전에 비해

너무나 많이 줄어 들었어요.

 

올림픽대교 아래 한강의 얼음위로

아침 햇살이 미끄럼을 타고 내게로 와 안겨요.

 

<오색령>

 

예전엔 한계령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었던 것 같은데

언제 부턴가 갑자기 오색령으로 바뀌었군요.... ㅎ

 

<설악루>에서 올려다 본

도둑바위골의 왼편 능선

 

지금 우리가 오르고 있는 한계령 삼거리 까지의 능선은

도둑바위골의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네요.

 

<한계령삼거리>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의 북쪽 능선이 올려다 보여요.

 

오늘 우리는 저 능선을 따라

대청봉을 향하여 올라갈 것입니다.

 

올라 온 길을 내려다 봅니다.

 

20여년 전 1월 1일 한 밤중...

내가 처음 이길을 따라

대청봉으로 신년 해맞이를 떠나 던 때 부터

언제나 그자리를 지키며

나를 배웅해주던 그대.....

 

앞으로

몇년을 더 그렇게 앉아

나를 기다려 줄 수 있겠어요?

 

한계령삼거리를 500여 미터 지난 지점에서

우리가 올라 왔던 길을 내려다 봅니다.

 

나를 배웅하던 그 바위의 모습이

여기에서도 또렷히 잡혀요.

 

설(雪)날,

눈 처럼 새하얘진 마음에

그대, 설악(雪岳)을 채우려고

다시 또 당신을 찾습니다.

 

<한계령 건너로 가리봉주걱봉>

 

사파(娑婆)의 시시비비(是是非非)는

제 갈길로 흘러 가라하고

오늘 만큼은

설악, 그대와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제 때가 되면

우리도 떠나갸야 할 텐데,

그 때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게 될지

그대와 속을 터 놓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오른편에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진 능선>

 

멀리 중청봉

그 왼편 아래로 공룡능선, 용아정성릉...

 

100대 명산을 찾아

멀리 부산에서 왔다는 두 친구들은

이곳 설악을 군시절에 처음 다녀 갔었기에

거의 40년만에 처음 오는 길이라며...

 

저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상당 거리를 그렇게 걸었어요.

 

고산지대 바람이 지나는 길목이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거목들의 멋드러진 춤사위 한 판이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펼쳐지고 .

 

자연의 바람이거나

인간세상의 바람이거나,

아무튼 바람은 야릇한 요술장이 같아요...

 

잎이 져버린 겨울 숲.

그 길을 따라 그 민낯의 나무들과 나누는 얘기는

그저 허심탄회 할 수 밖에 없군요.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며...

가운데 귀때기청봉을 두고

왼편에 가리봉과 오른편 멀리에 안산이 어깨 너머로 보여요....

 

하늘이 이토록 파랗게 물드니

내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어요.

 

한 굽이를 돌아들적 마다

제 마음 한 조각씩 묻어 두고 떠나 옵니다.

 

왼편 아래서 부터

청봉골 - 용아장성릉 - 공룡능선

오른편 윗쪽에

마등령 -황철봉 - 북설악 신선봉

가운데 저 멀리에

향로봉 - 그 뒤 왼편으로 금강산자락

 

이제 중청봉대청봉(오른편)이

시야를 확연히 찾이 합니다.

 

 

11월 말이면 시작되는 겨울...

그리고 4월이 되어서야 물러가는 그 겨울 동안.

설악의 님들이여!

봄을 기다리는 님들의 애끓는 소망의 소리를

큰님인들 어찌 모른채 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님의 꽃은 더욱 아름답고,

님의 열매는 더욱 옹골찰 거예요.

 

눈 폭풍이 모질게도 할퀴고 지나갔군요.

 

당신의 이런 모습들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님의 환란의 시간들을 어찌 일일이 알아 챌 수 있겠어요.

 

가여운 내 친구들...

설악, 청봉의 아름다운 님들이여!~~~

 

<중청, 바람의 언덕의 자작나무>

 

님이시여,

그대는 아시잖아요.

 

저는 원래 밋밋하게

곧추 서 자란다는 것을....

 

그러나 제가 아무리

제 속성대로 자라려고 몸부림쳐도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이 언덕을 지배하는

사나운 바람의 채찍질을 견뎌낼 수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아무렇게나 헝크러진 몸매로

당신을 영접하게 되었으니

용서해 주세요.

 

- 오 그랬군요.

중청의 모진 바람을 막아선 나의 님, 자작나무시여!~

 

주어진 환경을 어찌 할 수 없어

대대로 물려준 속성을 포기하고

이렇게 사지가 구부러진 채로

마구 채찍질을 해대는 바람을 향해

어쩔 수 없이 헤픈 미소를 팔아야 하는 그대!......

 

그러나 그대가 알뜰히 날려 보낸 그대의 분신들은

그대의 처지 보다 더 나은 어느 양지 옥토에서

자기의 속성대로 꼿꼿히 자라

그대의 꿈을 꽃피우고 있으리니....

 

부디 서운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슴을 펼쳐 보이세요.... ㅎ

 

이제 처음으로 하룻밤을 묵고 갈

중청대피소가 가까웠네요.

 

왼갖 풍상에 시달리며 몸살을 앓으면서도

오직 살아 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오늘을 견디고 있는 그대........

 

그 혹독한 시달림에 비록 체구는 크게 자라지 못했지만

그 굽은 가지 하나 하나 마다에선

처연한 천상의 아름다운 선률이 울려 퍼지고 있어요.

 

 오늘 지나온 서북능선 북측 능선이 아련한데,

가리봉귀때기청봉은 계속 손짓을 하며

언제 올거냐고 다짐을 받으려 하네요... ㅎ

 

천장폭포독주폭포를 탐방하고

이곳을 지나던 때가 벌써 3년 반이 훌쩍 흘러 가네요.... ㅎ

 

그 당시 내가 이꽃에 심취하여

이꽃 이름을 *설악정령초*라 명명했었네요....

 

우주를 유영하다

설악에 잠시 들렸지만

설악의 아름다움에 반해

결국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설악의 정령*이 된 꽃 .........   ㅎ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중청대피소에 들리니

모포 대여 시간이 6시~7시라 하네요.

그래서 대청봉을 올라 갔다 내려 오려고 준비를 합니다.

 

대피소 밖에선

금방이라도 온 세상을 날려 버릴 것 처럼

거센 바람이 요동을 치고 있어

그 바람 소리를 듣는 순간

감히 밖으로 나설 엄두를 못내고 잠시 두려움이 앞섭니다.

 

석양빛을 받은 공룡능선을 위시한 외설악 일대....

 

정말 오랫만에 담아 본 대청봉 인증샷

 

여늬 때 같으면

밀리는 인증샷 인파에 지레 겁을 먹고

살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말았었는데. ......

 

아무튼 오늘은 너무 멋진 시간이었네요... ㅎ

 

바람이 너무 거세어 얼굴 조차 내밀기가 어려워서

서둘러 대청봉에서 내려 오고 맙니다.

 

중청봉 뒤로

귀때기청봉과 왼편의 가리봉, 오른편의 안산

또렷히 잡힙니다.

 

중청대피소로 내려가는 등산로 옆....

지금은 이렇게 생명체가 전혀 살지 못할 황무지 같아요.

 

<산구절초: 2017년 여름>

 

그러나 지난 여름엔 이렇게 고운 구절초

이 황무지를 수놓고 있었다니

참으로 생명이란 불가사의하고 믿기지 않을 때가 많아요.

 

<눈잣나무>

 

원래 잣나무는 키가 큰데,

이렇게 눈에 짓눌려 기를 못펴고 일어서지를 못해요.

 

사람들은 이 잣나무의 이름을

아예 누워서 자라는 잣나무라 하여 *눈(누운)잣나무*라 명명하지만

저는 이에 동조하지 못해요.

 

설악의 이 잣나무는 원래 누워서 자랐던 게 아니라

겨울내내 눈에 짓눌리고 바람의 맹위에 기를 펴지 못해서

후천적으로 이렇게 자란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들은

이렇게 환경의 영향으로

형태나 성격이나 속성 마저도 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서 모포 2장을 배당 받습니다.

1장 당 2천원씩이네요.

 

그런 다음 취사장으로 내려 가서

가지고 온 빵과 찹쌀떡으로 간단히 저녁식사에 가름합니다.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나요?

내 마음속 시야에서 맴돌이 하고 계시는 님이시여!~~

 

망설이다

망설이다

이제는 희미해진 모습이여,

알 수 없는 그 마음이여!~~

 

<가리봉 일몰>

 

중청봉 아래

가드레일 난간에 기대어

지는 해를 환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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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8일 설 연휴 마지막 날 일요일

새벽 5시 부터 일어나

아침식사를 마치고 일출을 보러 갈 채비를 합니다.

 

오랫만에 대피소에서의 밤잠을 설치고 나니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오늘의 일출시각은 7시 13분이라 하니

600여 미터 거리에 있는 대청봉을 오르려고

6시40분쯤에 중청대피소를 출발합니다.

 

굉음으로 산객들을 주눅 들게했던 바람은

아침까지도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주위를 호령하고 있어요.

 

<대청봉에 오르는 길에서>

 

여명의 입술이 열리려고 하네요.

 

 

사자 한마리가

대청봉을 향하여 엎디어 있는 형상이군요.

 

일출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어요.

무박으로 오신 님들도 하나 둘씩

대청봉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네요... ㅎ

 

이제 일출을 맞이하려는 님들이

상당히 많아졌네요.............   ㅎ

 

드디어 대청봉과 아침인사를 나누는 오늘의 태양....

 

대청봉 일출을 보고 내려 오는 길.....

 

역시 설악 눈잣나무의 퍼포먼스는

이 혹독한 겨울을 상징하기에 가장 적합한 율동인 것 같아요.

 

오랫동안 하룻밤 묵기를 고대했었지만

어젯밤에야 비로소 그 기다림의 목마름을 풀게된

중청대피소!~~

 

대청봉 햇살이 금빛자락을 펼쳐 감싸 안으며

아름다운 추억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해 둘 터이니

먼 훗날 다시 또 찾아 오라 이르네.....

 

<소청삼거리로 내려 오는 길...>

 

 지난 저녁 일몰을 담았던

그곳을 스쳐 지나갑니다.

 

소청에서 희운각 내려가는 길은

예전엔 아주 거칠고 가파른 너덜지대여서

아주 힘든 코스였는데,

이제 철계단에 고무타이어을 깔아

수월하게 오르 내릴 수 있도록 단장을 했군요.

 

내 오랜 친구, 설악이여!

저 멀리 의젓한 천화대의 범봉과 울산바위를 데리고 나와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늘 그리운 님!

 

오늘도 백의를 걸친 당신의 그림자에 싸여

먼 태고적 부터 당신이 선물로 예비해 놓은

시간속 여행을 즐기며

눈처럼 하얗고 기쁜 마음을

당신께 바치옵니다.

 

우리는 비록 유한한 몸이라 해도

우리의 정신과 영혼에서 파생된 빛의 파장은

시간이라는 날개를 타고

온누리에 가득 퍼질 것이니,

 

그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새로운 파장과 다시 만나

새로운 인연의 꽃을 피울거나.

 

비록 많은 곳

많은 분야에서

수 많은 바벨탑들이 세워진다 해도,

 

궁극에는

어느 외딴 이방의 땅에서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없는 실향민이 되어

까닭없는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하리

 

돌아 갈 길을 잃어버린

철새들 처럼!~~~~~~

 

<자작나무 숲>

 

어디서 날아와 숲을 이루었을까?

하얀 설악의 속살위에

하얀 자작나무 행렬이 장관입니다.

 

이제 비탈에 섰어요.

옷을 벗고 맨몸을 들어낸 채로요.

 

하지만 부끄럽지 않아 보여요.

모두가 벌거벗었으니까 그런가 봐요.

 

전에 당신은 이런 당신의 모습을 상상이나 해 보셨나요?

 

모든 영욕의 허물을 벗어버린

순수한 당신의 모습을요.

 

그러나 세월의 바퀴가

나이테의 이음쇠를 죄는 순간

당신은 애꿎은 떨켜에 덩그마니 온 성을 맡겨 두고

한잎 두잎 허여로이 내려 앉아

뿌리의 이불이 되어 주네요.

 

그 화려했던 세월의

촉수를 갈무리하여.

 

<껍질이 벗겨지는 자작나무>

 

이 자작나무 껍질에 경전을 새기고,

역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네요.

 

<신선암봉 멀리 울산바위>

 

<공룡능선 심장부>

 

<고갯길과 나그네>

 

한창 내리막길을 걷다가

오르막을 만나면 힘이 들어요.

 

특히나 힘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만나는 오르막길은

거의 고문에 가까워요................ ㅎ

 

 

<희운각대피소>

 

그동안 너무 고마웠던 그대....

 

그대로 하여

한여름밤,

육군비행단원들과 대화의 모닥불을 피웠었고

 

그대로 하여

지금은 어디론가 긴 여정의 길위에서

고운 인연을 엮어가고 있을

넘산님의 비단결 같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요.

 

 

<무너미고개 전망대에서 바라 본 가야동계곡공룡능선 옆 기슭>

 

약간 확대해서 본 선선암봉

 

 

2년전 어느 여름날..

칠형제봉릿지를 탐방하면서

곁눈질로만 올려다 보면서 내려 갔던

신선암봉의 뒷태!~~

 

언제 한 번 가 볼 수나 있을런지......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도 미답인채로 남아 있는 설악의 면면들!~~

 

나의 끝날 까지도

나의 바램은 시원하게 풀릴 것 같지 않아요..... ㅠㅠ

 

천당릿지망경대로 내려가는 능선 뒤에서

등뒤로 햇볕을 짊어지고 은은하게 미소를 보내주는

화채봉!~~

 

잘 지냈나요?

그대 가슴에 예쁜 꽃들이 피어나는 어느 날

한 번 찾아 가 만나보고 싶어요. 

그때 까지 안녕!~~ㅎ

 

 

신선암봉의 환송을 받으며

천당릿지를 향하여 내려 갑니다...

 

이곳에서 부터는 눈이 거의 녹아 있고

대신 응달에는 얼음이 엉겨 있어

간혹 위험한 구간이 기다리고 있군요.

 

천당릿지

 

왼편으론 신선암봉릿지.

그리고 오른편으로는 천당릿지.

 

<천당릿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그 모습....

 

지난 해 9월 어느 날

천당지기님의 초청을 받아

그의 안내로

천국의 나그네가 되어 거닐었던

천국의 정원, 천당릿지!~~~~

 

영원히 내 가슴에 남아

천상의 월츠를 선사해 주기를!

                                                                                                                              

오른편 협곡건너로 천당릿지를 끼고

맞은편 망경대천당폭포, 양폭포를 향하여

내려 갑니다.

 

양폭포를 향하여 곤두박히는

망경대 능선

 

천당폭포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산행인들이 보여요.

 

천당폭포가 온통 얼어 붙어 있군요.

 

 

<천당폭포에서 양폭에 이르는 난간 다리>

 

지난 해 설날에는

무박산행을 왔던 제가

이곳을 막 지나 간 후에

바로 제 뒤에서 절벽에 쌓여 있던 눈더미가 무너져 내려

큰 눈사태로 사고를 당할 뻔 하기도 했었네요..

 

양폭위에 설치된 다리

 

<음폭골 입구>

 

<양폭대피소>

 

봄이 오면 분홍빛 꽃으로 뒤덮히고

가을이면 붉은 단풍의 미소로 흐드러지던 바위봉우리가,

오늘 따라 민낯으로 저를 맞이합니다.

 

나는 오히려 그의 순수함에 더 마음이 이끌리어

순수한 입맞춤의 세례를 보내줍니다.

 

 

양폭쪽을 올려다 봅니다.

 

내 그리움의 포말들이

햇살 처럼 응고되어 

세월의 파동을 따라 퍼져나갑니다.

 

칠선골 입구를 지납니다.

 

몇번인가

만경대를 오르면서 내려다 보기만 하고

아직도 그리움 속에서만 살고 있는 칠선골!

 

언제 한 번 가 볼수나 있을런지!~~~

 

굽이 굽이 마다에서

의연하게 두 팔을 벌려

뜨겁게 환호하며 환영하는 설악의 계곡들 ...

이제 또 오련폭포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뒤돌아 보니

양폭 옆의 천당릿지 두 봉우리가

멀리서 나마 잘가라고 인사를 하고 ...

 

오련폭포로 접어드니

별길릿지가 어서 오라 반깁니다.

 

오련폭포를 따라 내려 가다 마주하게 되는

칠형제봉릿지용소폭포

 

비가 내릴 징후가 보이면

절대로 계곡산행을 감행하지 말라는 교훈을

늘 가슴에 새기게 하는

용소폭포에서의 머릿칼이 곤두섰던 그 순간들.....

 

오련폭포는 동면에 취해있고...

 

설악은 그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던 간에

한편의 동양화가 아닌 곳이 없으니.....

 

오련폭포

그리고 별길릿지...

 

별길릿지는 아직도 미답인 상태네요... ㅠㅠ

 

꼭 걸어 보고픈 아름다운 천상의 길!~~

 

오련폭포를 옹위하고 있는 별길릿지

만경대에서 부터 오련폭포 까지 멋진 자태를 선보여요.

 

용소폭포도 빙벽으로 변했군요... ㅎ

 

큰형제골 칠성봉릿지

 

칠성봉릿지칠성봉에서

귀면암 까지의 암릉이네요.

 

공룡능선 쪽이나 칠형제봉릿지,

또는 천화대릿지 쪽에서 건너다 보면

화채능선 아랫쪽에

세상의 온갖 진귀한 보석들을 세공해 놓은 듯한

아기자기한 암봉들의 집합체 ....

 

이름하여,

봉화대릿지, 적십자릿지, 저봉릿지, 집선봉릿지,

칠선봉릿지, 별길릿지, 천당릿지등과

 

그리고 공룡능선 품안에 있는

삼형제길릿지, 유선대릿지, 천화대릿지, 칠형제봉릿지등

 

하나 같이 아름다운 보석 꾸러미들이예요.

 

천불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왼편엔 칠형제봉릿지, 오른편엔 칠성봉릿지

 

칠형제봉릿지의 위용

 

오른편 암봉 아래서

직진을 하면 큰형제골,

우회전을 하면 천불동계곡....

 

귀면암.

 

오늘도 감사했어요.

설악의 님이시여...

 

언제 어디에다 초점을 맞추어도

하나 같이 고고한 천상의 꽃으로 피어오르는 그대,

 

저는 언제 쯤이나

그대의 향기와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

 

서녘으로 기울어 가는 설악의 해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설악의 면면을 회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