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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겨울 덕유산(안성계곡- 향적봉- 무주구천동)

 

거의 5년만에 덕유산을 찿습니다.

만차가 되어 빈자리가 없는데도

겨울의 덕유를 꼭 만나 보고 싶은 마음에 산악회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나오라는 대답을 들으니 기분이 넘 좋았습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등산객을 실은 관광버스들이 줄을 이어 들어 오니

우리는 예정된 안성계곡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거의 1.5Km 전방에서 내려

눈덮힌 신작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 들어 갔습니다.

 

마치 어느 시골 장날이나 된듯이

밀리는 인파 사이를 요리 조리 피하며

잰 걸음을 놓아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칠연계곡쪽으로 올라 갑니다.

 

1시간 가까이 올라 오니 칠연폭포 다리가 앞에 보입니다.

 

여름날이면 하얀 별 무리를 한아름 안고 서서

하얀 함박웃음으로 나를 반겨 주던 산딸나무가 정겨웠었는데 .....

 

                    칠연폭포 통행을 금지 시켜 오르는 이가 없군요.

                     그래서 5년전에 담아 온 사진을 퍼서 올려 봅니다.

 

                   칠연폭포(5년전의 모습)

 

 

 

산죽들은 목까지 뒤덮은 눈더미를 어쩌지 못하고

시린 바람속에서 운명의 노래를 부릅니다.

 

동엽령이 가까워질수록 바람소리는 거세지고

잡목들의 머릿칼은 더욱 하얗게 세어져 갑니다.

 

드디어 동엽령 능선에 올라섭니다.

 

동엽령 전망대 안부에서는

많은 인파가 몰려

바람도 피하고 따뜻한 음식으로 체력을 보충합니다.

 

 

동엽령에서 오른편으로 솟은 무룡산을 향하여 진군하는 산객들이 보입니다.

 

향적봉을 향하는 산객!~~

나도 이 나그네의 뒤를 따라 향적봉으로 향합니다.

 

 

 

동엽령에서 향적봉으로 향하는 숲길에선

참나무들의 기막힌 춤사위가 한바탕 벌어지고 있군요.

 

주어진척박한 환경에서나마

최선의 운명의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꼼지락거림이

내 가슴의 신경조직으로 침투해 들어 오고 있는 듯해요.

 

그 미세한 움직임들이 모여

이 처럼 아릿따운 자태를 만들어 내었군요.

주어진 환경속에서의 무궁한 자유의지!~~~

그 자유의지의 작품들... 그 집합체들 .....

 

이 숲은 바로 그 집합체들의 사회로군요......... ㅎ

 

 

 

백설을 가르며 나아가는 산객들의 행렬이

마치 사막의 구릉을 지나는 대상의 무리를 연상시킵니다.

 

 

가드로프(Guard-Rope)를 따라서 보기만 해도 앙상한 상고대가

얼마나 혹독한 폭풍설이 몰아 쳤던가를 가늠케합니다.

 

 

산호초를 닮은 설화 만발한 잡목숲이 정겨워요.

 

산객들의 마음이 새하얀 백설에 닦여서일까

천상의 나비들인양 자유스러워보여요............

 

지나온 동엽령무룡산도 회색 구름에 갇혀

모습이 그리 편해 보이지 않군요......

 

 

중봉을 향해 오르는 길....

길가의 나무들은 눈에 깊숙히 파묻혀

제 키를 알아 볼 수가 없습니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위엔

겨울 설경과 함께하려는 인파들의 물결이

가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등산로의 가드로프도 눈이 조금만 더 내리면

그 역할을 포기해야만 할 것 같군요..... ㅎ

 

 

 

 

뒤돌아 보니 백암봉을 넘어 중봉으로 오르는 산객들이 보이고

 

향적봉도 이제 한걸음에 다다를 수 있을 만큼

지근 거리에서 반기는 것 같아요.

 

멀리 산아래의 풍경은 이곳 정상부근의 모습과는 달리

설경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군요.

 

백전노장의 투구이런가....

녹쓴 투구 같은 바위 하나가 올라 오는 산객들을 응시하고 있다.

 

 

 

 

 

 

향적봉 바로 아래에는 이렇게

고목이 된 구상나무들이 지금 한창 무성한 자기 후손들과 여유롭게 어울리며

세월을 낚고 있다.

 

비록 세월은 아쉬움을 남겨주는 얄미운 존재라고 여기기도 하겠지만

그래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는 일,

그러니 그저 그 얄미운 세월과 더불어 은밀한 속삭임으로

오늘을 흔쾌히 보낼 수 밖에 .........

 

 

비록 생명은 다 했어도

꿋꿋한 그 기상은 죽음을 뛰어 넘어 오래 오래 보존되니

그 존재의 의미가 사뭇 타 생명체들의 귀감이 된다고 하지 않을 수없네요.... ㅎ

 

 

 

 

 

 

 

 

구상나무들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한 걸음 올라서니

향적봉 대피소가 보이고,

그 위로 향적봉이 올려다 보이는군요...ㅎ

 

 

향적봉 대피소...

 

 

왼편능선에서는 동엽령을 경유하여 오르는 인파들이

그리고 오른편능선에서는 백련사를 경유하여 오르는 산객들이 줄을 잇고 있어요.

 

향적봉에 다다르니

저만치 아랫쪽에 *천제루*의 모습이 잡히네요.

 

무주 덕유산 스키장의 리프트 종착점인 설천봉을 지키는 천제루

 

이곳 향적봉에서 설천봉 리프트 승차장 까지

길게 늘어선 등산객들의 행렬에

나는 그저 기가 질려서 인증샷을 찍을 마음도 사라져서

곧바로 백련사와 구천동계곡을 향하여 하산을 서두릅니다.

 

이곳 등정을 시도한 것은

내 청년시절에 올라와 보았던

그 깊고도 오묘했던 구천동의 계곡을 다시한 번 둘러보고 싶어서 였으니.....

 

내 청년시절의 구천동계곡 유람 이후

10여 차례의 덕유산 산행이 있었지만

그 때 마다 주로 콘돌라를 이용한다든지,

코스를 달리하여 다녔기 때문에

그렇게 보고 싶었던 구천동계곡은

거의 매번 지나쳐 버리고 말았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 먹고

구천동계곡을 만나보고 오리라 다짐했었덥니다.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목에도

가끔씩 구상나무들이 세월을 초월한 모습울 보여주어 고마워요......... ㅎ

 

 

 

겨울살이들의 군락이 보여요.

 

 

 

 

이제 부터 구천동계곡의 본류에 접어듭니다.

 

내가 그리도 그리던 구천동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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