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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마이산(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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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젊은 시절에 무던히도 찾았던

진안마이산으로 떠나 봅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지금 처럼 산행코스가 길지 않았고,

마령면이성계와 연관이 있는 이산묘 쪽으로 올라와서

금당사, 탑사은수사를 거쳐

암.수 마이봉 사이의 천황문을 지나

진안읍내로 내려가서

친구들을 만나 애저나 멧돼지요리, 또는 순대국등으로 요기를 하고

전주로 되돌아 오곤 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내 나이 20대 중후반으로서,

내 친구중의 한 명은 금당사에서

그 당시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영어 참고서

*삼위일체*를 능가하는 책을 집필코자 책과 씨름하고 있었고,

또 두어 선배들은 은수사에 묻혀서

사법고시 준비를 하느라

자신과의 싸움으로 몰골이 말이 아니게 야위어져 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 보다는 조금 더 자유스러웠던 나는

모 유력 일간지 무진장(무주,진안,장수를 일컫는 말) 주재기자였던 친구와,

행정관서에 다니던 친구들과 어울려

절에 은둔하며 청운의 꿈을 키우던 그들을 위로차 찾아 나서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도 봄놀이 등을 위한 야유회 성격의 방문은 있었지만

오늘 처럼 산악회를 따라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오늘의 산행은 나에겐 정말로 감격스러운 회심의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산들머리는 마령면 강정마을 강정교에서

보흥사광대봉을 향하여 오르는 길로 정했습니다.

 

강정교 조금 못미쳐

강정대(길가 암벽옆 정자가 있슴)에서

합미산성 쪽으로 오르면

시간이 약간 더 걸리지만 광대봉에서 서로 만나기도 하네요.

 

 

 

강정교에서 보흥사 가는 길

 

안젤라님 일행

 

일사분란한 행동통일이 부럽기도하다.

 

청솔님

 

거의 1년만의 회동인가요?

 

 

민들레

 

보흥사 입구에서 올려다 본 광대봉

 

보흥사 ....

그리고 그 뒷편에 광대봉

 

자연 암굴안에 차려진

각종 치성 용기들

 

윤판나물

 

오랫만에 마주친 금빛 윤판나물

 

광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광대의 가면위로 놓여진  철사닥다리를 타고

오르내려야 한다.

 

광대의 얼굴 위에 생긴 커다란 상처를 딛고

오르내려야하는 것이 광대봉인가?

 

광대봉을 오르다가 뒤돌아 본 능선

 

 

젤 후미를 따르던 안젤라님 팀원들이

광대봉을 오를 것인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안젤라님을 따라 그냥 내려갈 것인가?

 

그러나 안젤라님의 안위를 걱정하는 팀원들은

결국 안젤라님을 따라 가고,

나 혼자서 광대봉으로 오릅니다.

 

저 보다 앞서 광대봉을 올랐던

푸른빛님조명규(?)님께서 벌써 내려 오시네요.

 

 

 

 

가파른 광대봉의 암봉 얼굴을 따라 내려 오니

끝간데 없이 고운 연산홍이 수고했다고 반겨주어요.

 

왠지 슬퍼 보이는 광대봉의 얼굴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이들의 모습이 녹아 든 탓일까?

자꾸만 저 얼굴이

내 가슴속의 창살에 걸려 

시린 바람소리로  소용돌이 치는 것은!~~~~~

 

 

안녕!~~  광대봉!~~

 

 

 

 

 

 

조명규님, 김두형님, 푸른빛님,

그리고 성선경님과 친구분이신 평범남님....

 

맛난 점심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당.... ㅎ

 

고금당이 어렴풋히 보이고

 

 

 

 

 

나봉암(비룡대)

 

 

삿갓봉(관암)

 

고금당

 

유리사랑님 커플

 

항상 멋져요......  ㅎ

 

평범남님성선경님....

 

삿갓봉봉두봉을 배경으로

 

 

부여에서 부터 올라 온 도남돈 대장님!~

 

봉두봉 뒤로 마이산이 신비롭습니다.

 

유리사랑님

 

오늘 참으로 여유롭게 산행하시는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홍순형님과 신미영님

 

처음 뵙지만 산과 열정을 다해서 사귀시는 모습이

정말 귀감이 되었어요..... ㅎ

 

청솔님!~~

 

마석에서 부터 일찍 나오셔서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산행에서 뵌지가 일년은 족히 된 듯싶네요....

저희 산악회에 여러번 오신 듯한데.

저로서는 처음 뵙게 된 듯해요.....

방가웠어요....

 

안젤라님

 

팀을 대표해서 산행신청을 하셨네요.

4명의 팀원들이 각기 개성이 뚜렷하신 것 같구요.

그러나 팀웤은 그 어떤 힘으로도 절대 깨뜨리지 못할 듯 ......... ㅎ

 

방가웠어요..... ㅎ

 

 

 

 

지나온 고금당비룡대

 

알바위(암벽장)

 

 

 

알바위를 배경으로

 

 

 

드디어 전면에 숫마이산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청솔님의 연회에서

 

탑사로 가려는데

휴게소에서 만면에 그 만의 특허물인

짜릿한 살인미소를 띄우며

보기만해도 시원함이 전해져 오는

맥주를 권하니 이 보다 더 기쁠수가 있나요? !!!~~~ ㅎ

 

 

얼마만이던가?

내가 이 마이산에 발길을 끊은지도

어언 10여년이 더 흐른 것 같아!~~

 

세월은 그렇게 끊임 없이 흐르니

이 보다 더 무서운 판관은 없으리!~~~

 

30~40여년 전의

그 한적하고 정감이 넘치던 풍광들은 많이 퇴색하고

지금은 요소 요소에 상업적이고 흥미 위주의 차림새들이 눈에 띄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아요.

 

안젤라님 일행분들에게 마지막 인증샷을 안깁니다...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기질이 몸에 베어 있는 듯한 님

오늘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ㅎ

 

 

이곳에 세워진 80여개의 탑들은

1860년에 임실에서 태어난 이갑룡(李甲龍)이라는 처사가 세운 것으로서

수태극과 산태극을 요체로하는 이론을 전개하여

음양오행에 따른 증산도의 실현을

이 탑사를 통하여 이룩하려 했던 게 아닌가 여겨지는군요..... ㅎ

 

*,이갑룡옹은 1957년 98세를 일기로 떠남.

이 절벽의 파여진 홈에는

사람들이 세운 작은 탑들과

자생하는 작은 나무들이 공존하는군요..... ㅎ

 

성선경님, 그리고 친구분인 평범남님....

 

함께해서 좋았구요.

두분의 미소가 대자연의 선률에 닦여 더욱 청초했던 것 같아요 ... ㅎ

 

초파일을 열흘 남짓 남겨 두고 있어

탑사 경내는 연등이 장관을 이루고 있군요.

 

 

 

 

오랫만에 만난 산우님의 권주에 흔들리고,

처음 만난님들과의 여유로운 시간유희에 따라 흐르다 보니

 

숫마이산 아래 내 지인들이 청운의 꿈을 키우던 은수사

암마이산숫마이산 사이의 천왕문

숫마이산 아래 깊숙이 파인 암굴에서 떨어지는 석간수

만나지 못해서 마쉬움이 앞섭니다.

 

 

 

조금 기일을 앞당겨 왔더라면

벚꽃 터널속을 걸었을텐데....

이제 꽃들의 치장을 벗어 던진 이 금당지 둘레의 벚꽃들은

차분한 매무새로 

내일의 열매를 꿈꾸며 닻을 내립니다. 

금당사

 

40여년전...

내 친구가 머물며

그 잘 나가던 영어 참고서 집필을 고집하고 땀을 흘리며 꿈을 꾸던 사찰....

 

그러나 지금은 고즈넉하던 옛 모습 대신

화려하게 성장한 모습이 뭔지 모르게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여름날의 메추리 구이.....

 

그러나 저는 청년시절

눈내리는 전주의 밤거리를 쏘다니며

포장마차에서 메추리구이에 따끈한 정종 대포 한잔으로

추위를 녹이는 끝없는 無題의 대화를 이어가던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그 붙잡을 수 없는 기억을 더듬으며

한 봉지의 메추리 구이를 추억을 담듯 봉투에 담아

오랫만에 만난 청솔님과 함께 버스에서 한 잔 정을 나눕니다....

 

음주가 금지된 버스에서!~~~

정말 미안했어요.......   동행님들 .......

한 번만 봐 주세요..... ㅎ 

 

돌아 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마이산의 흩날리는 영상...

 

잘 있어요.

이산묘여, 나옹의 암굴이여, 은수사의 들꽃들이며,

숫마이산석간수, 그리고 이갑룡옹의 땀과 정성이 베인 탑들,...

그리고 푸른 대양으로 치달리는

무적함정의 형상을 한 마이산의 위용이여!~~~

 

비록 젊은 날의 꿈들은 멀리 사라져 갔을지라도

아직도 작은 꿈을 꿀 수 있는 힘을 주셨음에 감사하며,

오늘도 작은 은파로 흐르는 마음속 세월의 강물위에서

평화를 위한 노래를 나직히 읊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