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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하나 이슬 하나

백화등(白花藤:마삭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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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선가 은은한 천상의 향기가 내 몸속으로 스며든다.

주위를 둘러 보니

연초록 나뭇잎 속에 아늑히 안긴 하얀 미소 하나가 내 눈길을 강하게 잡아 끈다.

아! 어느새 나도 모르게 꽃봉오리를 맺어 하얗게 피어난 백화등!

 

수년전에 부안 위도 산행에서 처음 눈을 맞추었던 마삭줄꽃...

그때 너는 묻 발길에 짓밟혀 상처 투성인 채로

바윗길섶에 으깨어진 상흔을 붙안고 엎디어 슬픔에 잠겨 있었지

 

긴 숨을 모아 후! ~ 하고 불면

금방이라도 핑그르르하고 향기를 흩뿌리며

바람개비 처럼 돌아 갈 것만 같은

끝간데 없이 청초한 마삭줄 .... 백화등꽃이여!~~~

 

 

 

 

 

 

 

 

 

 

 

 

 

 

 

 

백화등

협죽도과 상록활엽 덩굴식물

5~6월에 개화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 도서지방과 중국, 일본의 남쪽 섬지방에 자생

5m정도 긴 덩굴로 뻗어 나가기도하며

보통은 마삭줄이라고도 부른다.

 

이제 봄을 맞았으니

너의 고고한 향기가

내 품성의 골골에서 두루 두루 피어나도록 해야지 ...

 

백화등(白花藤)

 

봄의 祭日에 백화등 한 그루를 보냅니다.

 

혹여 내가 그리운 날 있으시거든 그 꽃닢의 향기를 맡아 보소서.

느껴질 듯 말 듯 희미하고 은은한 미소로 그대에게 다가 가리니

 

또 행여 고단함에 겨워 날개를 접고 싶으신 날에는

긴 한 숨 모아 백화등 꽃닢에 살며시 토해 놓아 보세요.

그러면 그 바람개비 같은 날개가 핑그르르 돌아가며 

내 품안 깊히 간직했던 사향을 뿌려 님의 시름을 잠들게 할 거예요. 

 

그리고 또

그대 가슴속 깊은 곳에 이 꽃닢을 품어 두셨다가

어느 날 문득 저를 불러 주신다면

저는 이 알라딘의 백화등꽃속에서 흔연히 걸어나와

그대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고 싶어요.

 

마법 처럼...

기적 처럼...

 

2012- 0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