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사진

눈이 내렸어요 ~

21513

 

눈이 내렸어요.

 

또박 또박 시린 흔적을 남기며

어디로 가라는 몸짓인가요.

 

떨켜로 부터 버림받은 보헤미안...

낙엽 같은 내가

바람에 날아가 버릴까

걱정이 되었던가요?

 

그래서 애태우던 어머니 가슴의 눈물이

뜨거운 구름으로 떠돌다

이렇게 하얀 이불로 내리신 건가요?

 

저는 알아요.

혼돈의 늪에서 얼룩에 찌든 사람들도

이렇게 당신이 모습을 나타내면

어느 새 하얀 가슴으로 달려 가

자선 남비에 불을 지피고 싶어하는 마음을...

 

또 저는 믿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시름에 젖어 있다가도

당신이 몸을 녹여 대지에 젖을 물릴 때 쯤이 되면

금새 분홍색 화신을 몰고 와

가슴을 열고 꽃 무리를 쏟아 내리라는 것을 ...

 

당신이 하얀 미소로 우리 곁을 스칠 때

사람들은 수 천의 손을 흔들며

환호하며 반가워하죠.

 

하지만 또 당신이 미소를 접고

한 웅큼의 물로 땅에 스미려는 몸짓을 보이면

사람들의 환호도 회색빛 커튼 뒤로 사라져요.

 

사람들은 알까요?

꽃이 피었다 지고 나면

열매가 열리 듯이

당신의 미소가 물이 되어 땅에 스미는 것이

바로 당신의 열매라는 것을 ...

 

당신이 앉아 쉬고 있는 裸木 사이에서

까치가 울어요.

 

거기에

어느 새

나의 고운 님도 당신과 함께 나란히 앉아

미소를 보내오네요...

 

온 산 가득

당신의 하얀 캔버스 위로

내 고운 님의 모습이 향기로 범벅이 되어 있어요.

 

마치 당신이 地心을 파고 들려는 몸짓 처럼

그렇게 상큼하고 애절함으로...

 눈이 쌓인 날 ...

남한산성 서문을 통과하려는데

그 추운 날씨에도 행상 할머니가 나와서 앉아 있다.

오늘은 휴일...

대목을 놓치지 않으려는 할머니...

 

나는 이 할머니께 자주

들깨며 호박씨와 해바라기씨 버물이를 산다.

먼 곳으로 등산을 떠날 때

점심 대용으로 먹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한다.

 

 서문 바로 아래쪽에 살그머니 앉아 있는 국청사가 보인다.

 

 내 친구가 눈을 밟으며 휴일을 즐긴다.

친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청사 담장길이 쌓인 눈을 따스한 이불 처럼 덮고 있다.

 

 

 

 

 국청사 경내

 

 

 친구는 말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어디엔가 의지할 곳이 필요한데

천주교를 나갈까 불교를 믿어 볼까 생각중이라고...

 

그러던 어느 날 부터 인가

이렇게 절에만 오면 합장을 하고 기도를 한다.

 

그 모습이 예삐 보인다.

 

 

 

 

 

 영락여자신학교의 생활관 안쪽 마당에서 검은 고양이가 겨울 햇볕을 즐기고 있다.

 

 

 

 

 

 *Relax*의 난롯가에서 칵테일 한 잔과 커피와 클래식 음악으로 몸과 마음을 녹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아담한 공간이다.

천정의 유리 지붕으로 겨울 햇빛이 정겹다.

 

 

 

 小菊 중에서 *귀부인*이라는 국화꽃이 곱다.

 

 산성길을 따라 걷는다.

 

 비인 의자에 누군가가 와서 채워줄 날은 언제일까?

 

겨울이 오자 마자 또 봄을 기다리는 심사는 무엇일까?

 

그러나 마음을 조금 더 가다듬고

겨울의 소리를 들어 보자.

 

겨울의 메시지를 좀 더 음미해 보자.

 

겨울은 겨울데로

더 은밀한 언어와  애절한 몸짓으로

봄의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절실한 시련기를 인내하는 중이다.

 

그 누가 뭐라 해도

겨울이 버텨내는 産苦의 시간이야말로

모든 계절의 어머니 다운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순간임을 알아야 한다.

 

 

'풍경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雪景(2)....  (0) 2007.12.16
雪景(3).....  (0) 2007.12.16
올림픽 공원 2007, 가을~  (0) 2007.11.16
올림픽공원의 조각작품(2)~  (0) 2007.11.16
올림픽공원의 조각작품(1) ~  (0) 2007.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