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공원은 남한산성 다음으로 자주 찾는
나의 뜨락이다.
그 뜨락에는 많은 나라의 예술인들의 땀과 정성이 베인
조각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작 나는 이 숨어 있는 보석들을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리고 이 공원을 자주 찾아 왔으면서도
오늘에야 겨우 일견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살고 있는가 하는
반증이 되는 것 같아 자조의 화살을 날려 본다.
남2문 경륜장 입구에 있는 전통 가옥의 지붕모형인데
그 선의 아름다움이 차라리 요염하다.
애기를 데리고 나와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
한 젊은이가 모델인 딸의 포즈를 잡아 주기에 바쁘다.
무제(구즈만: 페루)
조각품들은 때 마침 절정을 이룬 단풍 색갈에 스스로 취해서
더 활력을 띄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과 산보차 나온 사람들 모두가
마지막 가을의 정취에 물씬 젖고 취해서 더 오래 머무르고 싶은 가 보다.
단풍과 낙엽의 길을 걸으면...
그저 이유없이 좋기도 하고
또 이유없이 쓸쓸해지기도 한다.
나는 별 수 없는 자연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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