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우리에게
덕과 사고를 깊히 심어 주고
자기를 성찰해 볼 수있는 기회를 준다...
강이나 바다가
우리에게 넓은 지혜를 터득케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깨달음을 얻고 싶으면
산으로 가고
치세의 도를 얻고 싶으면
강이나 바다가 제격이리라.
높은 산에 오르면 사위가 모두 발아래 있으니
한결 기개가 솟구친다.
그러나 그 기개는 아무나 느낄 수 있는게 아니다.
정상까지 묵묵히 인내하고 오른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그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산과 악수하자..
산을 정복했다고 말하지 말자.
산은 결코 정복의 대상도 아니고
너무 경이로운 상대도 아니다.
항상 우리의 주변과 마음속에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한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를 존재케하는 고마운 존재이며
위대함을 너그러운 미소로 풀어내는 동지이다...
보라 !
그의 날개 아래
굽이 굽이 암탉이 병아리를 안고 있듯이
숲과 계곡속에
인간과 뭇 생명들을 안고 있는
인자한 모습을 ~
거림(경남 산청군 시천면) 출발지점
이번 산행코스는 나로서는 처음 가는 길이다.
같은 시천면 중산리나 마천면 백무동 코스로는 올라가 봤지만......
그렇잖아도 여름이 닥치기 전에 지리산에서 1박 정도하면서
여유자적하게 산행을 하려 했었는데
갑자기 변동이 생긴 것이다.
서울에서 새벽 6시 잠실 출발...
거림에 11시 15분 도착...
세석평전 ..촛대봉 ..연하봉..제석봉..천왕봉..법계사 ..중산리..주차장
약 19Km거리에 걸쳐서 8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나는 언제나 젤 뒤에서 출발하는데
오늘 따라 자그마한 여성 후미 대장이 나보다
뒤에서 따라온다...
너무 자그마하여 보호 본능을 느끼게하는 여성이다...
다부진데라곤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산행대장을 맡았을까?
늘씬한 미인을 연상시키는 리기다소나무가
신선한 피톤치트로 손님을 매료시키려는 듯 맘껏 발산하여
숲은 온통 상큼한 향기로 진동한다.
내 옆자리에 앉았던 젊은이가
힘에 겨워하며 후미에 처져있다.
맘 좋아 보이는 그에게 호감이 갔다.
細石坪田
잔돌들이 많은 평탄한 밭같다고 이렇게 붙여진 이름인가?
세석산장
많은 등산객들이 여기서 식사등을 해결하고
휴식을 취한 뒤에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뒤 돌아 본 세석산장이 단아한 모습으로
아듀 ~를 고한다..
처녀치마가
철 지난 지금도 제 빛을 잃지 않고 화려하다.
진달래가 아직도 피어 있는 高山지대
1500미터 이상이 되니 이처럼 늦게 피었겠지...
얼레지
촛대봉을 오르는 모습이
아직도 힘차 보인다.
장터목 산장
3시가 되니 배가 고팠다.
들깨와 호박씨를 엿에 버물린 것으로
점심을 떼우고....
국물을 먹으려고 라면을 시키니 손수 끓여 먹으래서
그냥 황도 캔으로 대신했다.
고사목들이 자랑스런 기상을 뽐내는
1700고지 이상의 지대...
죽어서 까지 세월을 뛰어 넘으려는 그 기상이
가히 늠름하다.
우리가 올라 왔던
거림으로 가는 길이 손에 잡힐 듯하다.
고지대의 진달래는
평지의 진달래 보다 색깔이 진하다.
通天門
하늘로 통한다고 이런 이름을 붙인 거 같다.
천왕봉이 올려다 보인다.
이제 다 올라 왔나 보다..
천왕봉에서 내려다 본
주위 정경들...
드디어 정상이다...
3도를 굽어 보며 수 많은 골짜기에서
물을 흘려 보내
시내와 강을 만들고
뭇 생명들을 다스리는 큰 산...
말 없이 몸을 풀어
사랑을 보내고 있네...
하산길의 고운 진달래가 다정스럽다.
천왕샘에서
목을 추기는 일행들...
개선문
중산리 다리에서
다리는 거의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피곤한데
앞으로 갈 시간은 약 40분...
찔레꽃
패랭이
몸은 피곤했지만
산을 오르는 것은 항상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지며 건강의 바로미터격인
산행은 나에겐 접을 수 없는 반려자와 같다..
또 다음은 어디를 향할까?
그리고 산을 오르면서
무슨 영감에 젖어 들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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