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 동안 미뤄왔던
운악산 산행길에 올랐다.
꽉 짜인 틀을 언제건 벗어나고 싶은 건
우리 자신속에 내재해 있는
본연의 모습일 것이다.
마치 중심에 매어 팽팽히 돌아가는
하나의 추(錘) 처럼
항상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는 때문이리라.
이렇게 훌쩍 일탈을 할 때 느끼는 자유...
그것은 어떤 상쾌함에도 비유할 수 없는
통괘함과 행복감에 젖어들게 한다.
*쇼생크 탈출*에서 맛보았던
그 주인공의 짜릿한 행위...
회색의 동토위에 내리는
천상의 은총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탈 ~
그 얼마나 통쾌한 돌연변이던가.
그러나 그러한 돌연변이를 통하여
우리 존재들은 진화해 왔고
한 차원씩 한 단계씩
새롭게 태어나고 있음은
대자연이 선사한 가장 지루하고 희망적인
숙제이고 숙명인 것이다.
Mozart
Le nozze di Figaro KV 492
Act 3 (Duettino; Contessa & Susanna)
- Che Soave Zeffiretto(산들바람에 노래를 실어) -
Zeffiretto... (아 산들바람이)
Questa sera spirera... (오늘 저녁 부는구나)
Sotto i pini del boschetto... (멋진 소나무 아래)
반복되는 감미로운 선률을 흥얼거리며
조종천의 봄빛으로 가슴을 장식한다.
조종천은 아류를 벗고
더 큰 물줄기에 합류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단장하고...
운악산 입구의 다리에서...
일요일이라 행락객들과 참배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요즘 비가 자주 내린 때문일까
폭포는 힘찬 함성으로 골짜기를 완전히 메우고
가끔씩 이어지는 진달래들의 미소와
현호색과 양지꽃 제비꽃들이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명상에 잠긴듯한 모습이
나에게도 차분하게 흘러와 안긴다.
노란색 괴불주머니도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었지만
아직 까지는
단조로운 모습의 계곡...
계속 이어지는 폭포와 그의 울림이
나의 뇌를 섬뜻하리 만치 차갑게 만든다.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물이
계속해서 말라가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 현실에
나는 두려움 조차 잊은 바보가 되었다.
어디서 부터 풀어가야 한단 말인가...
탄소배출권과 같은
인간의 또 다른 색깔의 욕망을 자극하여서
과연 이 어려운 난제를 풀 수 있을 것인가...
Blue Ocean이라 여기고
또 다시 불나비 처럼 뛰어드는 모습들...
그러나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인가.
약간의 지연효과 밖엔 기대치 말아야하겠지만
그나마라도 다행스런 몸짓이라고
스스로 자위해야겠지...
현등사 입구에서 냉이류의 꽃들이
봄을 알리며 늦게 찾아온 계절을 탓하지 말라고
나를 타이르는 것 같다.
자연은 항상 자연일 뿐으로
제 궤도를 따라 움직이니...
절의 한켠에서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관람하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서
많은 참배객들과 신도들이 찾고 있었다.
미치광이풀(가지과)
8부 능선 부터 피어 있는 이꽃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좀 특이했고
이름도 친근감이 덜 가는 꽃이다.
에고 !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하고 많은 이름 중에
8~9부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노랑제비꽃의 모습...
후훗 ~
남근석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표지판을 보면서
슬몃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별스런 상상을 다 하라고 ...
동봉에서 바라본 서봉...
높이도 비슷해서 거의 쌍둥이 봉우리 같았다.
저 서봉을 통과하여 무지개폭포와 운주사 쪽으로
또는 대원사와 길원목장 쪽의 포천 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나는 대머리인데다
안면 마비증세가 완쾌되지 않아
찬 공기가 몸에 안좋아서 항상 모자를 쓰지만
조금 더울 때는 이렇게 두건을 쓴다.
꼴불견? ㅎㅎㅎㅎㅎ
그래도 어쩌누 ...
이것도 한 패션 쯤으로 여겨야징...
서봉에서 바라 본 동봉
가족과 함께 왔던 이 맹렬 소녀들이
이곳에서 한컷 찍어서
자기 E-Mail로 보내 달랜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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