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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낙엽과 눈의 포옹

 

지난 밤에도

낙엽은 소슬 바람에도 잠을 설쳤습니다.

 

품안에 분신에게서

자기를 멀리 날려 버릴까봐...

 

그런데

하얀 눈이 내리네요...

 

이제 안심이예요.

 

하얀 눈속에 묻혀 있는 한

무정한 바람도 어쩔 수 없어요...

 

*하얀 천사님 고마워요!

저는 당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

 

*뭘요 ...저도 당신의 근심이

너무 맘에 걸렸어요...

제가 좀 늦게 와서 죄송해요...*

 

낙엽은 눈의 가슴이 녹아 제 몸을 적시는 것을 보고

이제사 맘을 놓습니다.

 

그리고 이 은혜의 눈물로

자신을 사루어

분신의 껍질을 벗기고

이유식을 먹입니다.

 

흰 눈속에선 낙엽이 탈골을 서두르고

낙엽의 품안에선

작은 씨앗들이

꿈을 꾸고 옹알이를 하며 커갑니다.

 

 

이제 나도

하얀 눈을 가슴 가득 안고

하늘로 올라

바람받이 언덕에서

바람에 옷가지를 빼앗겨 떨고 있는

슬픈 수목들을 찾아 가리 ~

 

남은 옷가지라도 빼앗기지 않도록

그 낙엽들 위에

골고루 눈을 뿌려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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