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이별을 아쉬워하던 그의 뒷모습을 따라
바람속을 헤치고 변산으로 향합니다.
거의 1시간이 흘렀을까?
상당히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올라
월명암이 내려다 보이는 쌍선봉 삼거리에 다다릅니다.
그러나 쌍선봉은 입산을 거부하며
손님을 푸대접해서 미안하다는 듯,
아직도 늦가을의 찬공기를 데워주고 있는
붉은 단풍의 미소를 앞세워 양해를 구한다네요
<월명암 대웅전>
이 대웅전 뒷편의 봉우리에
서해의 낙조를 멋있게 감상할 수 있는 낙조대가 있다는데,
나는 아직껏 한 번도 오르지 못했네요.
이곳도 쌍선봉과 마찬가지로
오래전 부터 입산이 통제되어 있어서죠....
<대웅전 왼편의 요사체>
예전에는 이곳 툇마루에
따뜻한 차를 준비해 두었다가
이곳을 지나는 나그네들에게 보시를 베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따스한 온기가 사라지고
적막만을 안겨주어 미안하다는 듯,
하얀 털보송이 삽살개 한 마리가
애교를 부리며 암자 주인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웅전 저 멀리로는
변산반도에서 제일 높은 의상봉이 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 때문인지
희미해서 그 존재를 파악하기 힘들어요.
되돌아 나오면서 담아 본 월명암
봉래구곡과 직소폭포로 내려가는 능선의 왼편에는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선인봉이
나를 따라 함께 내려가자 길을 재촉하네요.
그리고 그 선인봉 에서
오른편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봉우리 하나가 보이는데
그 바위가 인장 처럼 생겼다하여 인장바위라고 하며
또는 내변산 탐방지원센타주차장 쪽에서 보면
코끼리 처럼 보인다 하여 코끼리바위라고도 한답니다.
이제 직소보에 의해 인공호수로 변해버린 계곡이 내려다 보이고
나는 자연보호헌장이 적힌 자연보호탑과 미선나무다리를 건너
봉래구곡으로 접어듭니다.
미선나무다리 위에서
봉래구곡의 직소폭포 방향을 조망해 봅니다.
봉래구곡의 한 중심에 서 있습니다.
지금은 먼 옛날의 추억이 되어버린
내소사와 동명스님과. 해안스님의 유품들이 보관되어 있던
지장암에서의 그 숱한 밤들의 이야기들과,
그리고 동명과 함께 이곳에서 멱을 감고 더위를 피하며
한없이 유유자적했던 그 아름다운 봄날들!~~~
지금은 어디 만큼 날아가서
어느 하늘 어떤 정원을 꾸며 놓고 있을까?
나는 한동안 옛날일을 회상하며 샷타를 누르다가
바위에서 미끄러져
한쪽 발이 물속에 빠지고 말았네요...... ㅎ
<봉래구곡>
누군가가 멋드러지게 휘둘러 쓴 암각서(岩刻書)
봉래구곡(逢萊九曲)
봉래교를 지나
실상사로 향합니다.
멀리 오른편 능선에 인장바위가 인상적입니다.
<실상사>
월명암에서 우리가 왼편 옆에 끼고 내려 왔던
선인봉을 배경으로 멋드러지게 서 있는 실상사....
고려 때 창건되었던 이 사찰은
한 때 상당히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쇠락하여
어깨 위에 내리는 가을볕을 지탱하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혹여 시간에 늦어 동행님들께 누를 끼칠까 봐
서둘러 직소폭포를 향해
왔던 길을 되짚어 올라 갑니다.
산행들머리에서 보고 이제 처음 만나는
정대장님과 민트님!~~
함께 담기기를 심히 저어해 하기에
에둘러 겨우 한 컷 담아 냅니다....... ㅎ
직소보위의 전망대에서 ....
호수 건너편의 관음봉을 담아 봅니다.
저 왼편 높은봉..... 관음봉 아래에
내소사가 있습니다.
직소보 포토죤과 그 뒤로 선인봉..
역광속의 직소폭포
직소폭포를 지나면
1.5Km 이상에 걸쳐서
마치 아열대의 망글로브 숲길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드는
늪과 숲이 어우러진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시간이 여유로울 때 호젓히 걷는다면
더 없이 좋은 힐링 트레킹이 될 것입니다.... ㅎ
직소폭포 <-> 재백이다리 까지요.....
스틱 제스쳐 퍼포먼스를 처음 해보시나요?
수줍음이 더 예뻐 보여요... ㅎ
관음봉
관음봉삼거리의 4인방
관음봉을 어찌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가방을 관음봉 삼거리 한켠에 벗어 놓고
잰 걸음으로 관음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거리는 600m로 비록 짧긴 하지만
길이 좋지 않아서
조금 난코스였네요....... ㅎ
관음봉에서 담아본 직소보의 호수.
멀리에 쌍선봉...
그 아래로 우리가 오늘 걸어 온
월명암 뒷편의 낙조대와 선인봉이 흐릿하게 보여요...
방가웠어!~~ 내변산의 친구들!~~
다음에 만날 때 까지 안녕! 안녕!~~
내소사로 내려 오면서 담아 본 관음봉의 모습
관음봉!~~ 고마워...
요기서 또 그대가 배경이 되어 주겠다구?
고즈넉히 내려다 보이는 <내소사>
내소사 주변엔 단풍이 환상입니다.
내소사 진입로
내소사에서 주로 활동하시면서
조계종 총무원장직을 수행 하셨던
해안스님의 행적비가 있군요.
30대 초중반,
내생의 한 가운데에 있을 때
나는 우연히 양봉통을 바로 이 지점 근처에 갖다 놓고
꿀벌을 길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이곳 지장암에 기거하면서
해안스님의 유품을 보존,관리하던
내 연배의 스님을 알게되어
함께 밤을 새워가며 얘기꽃을 피우던 우리!~~
아!~~ 돌아 오지 않을
아름다운 추억이여!~~!
내소사 뒤로 관음봉
오늘은 자주 조우하게 되네요...
다시 또 방가워요!~~
그리고 귀여운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감사드리구요....
본 산악회 행사에는
지난 가을 적상산 산행 이후 처음인 것 같은데
스스럼 없이 대해주시는 님들이 있어 감사했네요.... ㅎ
기행이 몸에 베인 듯...
스님의 모습도 참신하고 멋져 보입니다..... ㅎ
동행님들과 한 컷!~~~ ㅎ
~~~~~~~~~~~~~~~~~~~~~~~~
이번 산행행사에서 다른산악회에서
오랫동안 함께했던 이도령님을 만나게되어 기뻣고,
날씨와 시의적절한 풍광과
무엇 보다 친절한 동행님들이 있어 편안했네요....ㅎ
내변산!~~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 많이 안겨주어서 고마웠어!~~
내 생의 강가를 걷다가
또 문득 그대가 그리워질 때면
그대를 다시 찾아 올 날이 있을지도 몰라.....
잘 있어!~~
안녕! 내 마음속의 또 한 고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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