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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남한산성의 瑞雪 (3)

 

28871

 

서울에 1907년 기상관측소가 세워진 이래

103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27Cm가량의 눈인데

아스팔트위에 쌓인 눈은

연일 최저 영하 14도C 에서

최고 영하5~6도C를 기록하는 강추위 때문에 녹지를 않아서

7년만에 군부대 군인들을 동원하여 제설작업을 벌여도

골목길에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빙판길이네요

 

다행히 오늘은 낮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서

그나마 많이 녹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시내에서는 출퇴근 자가용 차량들이 많이 줄었지만

지하철과 버스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아져서

전철에서는 너무 많은 승객들로 인해서

차량 고장이 너무 빈발하여

관계자들이 무지 애를 먹고 있고

운행간격도 길어져서

평소에 2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를

그 2배인 4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한다네요 ....

 

그래서 한 때는

통근거리가 먼 직장인들은 아예 집에 들어 가지 않고

찜질방에서 자고 직장을 나간다네요 ....

때문에 평소의 2~3배의 손님들이 복작거리는 찜질방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해요 ....... ㅎ

 

 남한산성을 오르는 코스중

우리동네인 송파구 마천동에서

서문으로 오르는 길초에 있는

성불사 뒷편의 모습입니다

 

 쌍바위 베드민튼장 옆의 등이 굽은 나무

 

 상어나 돌고래 대가리 같아서 ....

 

 

 동서울(렉스)컨츠리 클럽의 뒷길 연못가에 있는 소나무들

이제 연못은 얼어 붙고 눈이 쌓여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통행로가 되었네요

 

 빨간 찔레꽃 열매가 눈이불을 뒤집어 쓰고

추워도 하얀 눈꽃 세상을 구경하려고

이불을 들어 올리고 있네요

 

 

 생강나무도 새순의 촉수를 쉬임없이 가동하여

예쁜 새순을 터뜨릴 순간을 포착하려고 벼르고 있어요

죽어 있는 듯 고요하고 적막하지만

숨막히는 긴장감의 연속인 자연이네요 ..... ㅎ

 

 철늦은 크리스마스 트리네요 ....

 

이제 크리스마스를 아예 열흘쯤 늦추면

이렇게 예쁘고 순결하고 하얀눈에 덮힌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연스레 연출될텐데 ...

 

 하얀 면사포를 두른 수사들이나 순례자들 같아요

 

 

 

 

 비탈에 의지하여 균형을 잡지 못하면서도

그 무거운 눈의 무게를 잘도 견디고 서 있군요

 

 

 

 

 

 골프장에서 연주봉 옹성으로 오르는 도중

거의 8부 능선에 도착하면 아주 멋진 소나무 터널이 나타나요.

그 소나무 위에 쌓인 눈꽃들이 아주 환상이네요

 

 

 

 

 나는 이곳의 눈꽃의 향연에 취해서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그 모습들을 담았네요

 

아름다운 선물 ...

자연의 경이로움을 ...

 

 이제 하산길로 접어드네요

 

 

 

 

 

 

 

 

 

 

 

 봄이 되면 연분홍의 큰 철쭉꽃을

예쁘게 선 보일 나무들이

지금은 하얀 눈에 덮혀서 봄의 꿈을 짓고 있네요

 

 

 한 때는 쓰러지려는 큰 나무를 지탱하고

어렵사리 서 있던 작은 나무가

큰나무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둘이서 같이 넘어져 버렸네요

 

사람이나 동물 같았으면 어떻게 했을까요?

그 등치 큰 짐을 떨쳐 내버리고

멀리 떠나가지 않았을까요?

 

 어둠이 내리는 비탈길에

가시향나무에 이쁜 눈꽃들이 자기를 기억해 달래네요

 

* 그래, 앙징스런 눈꽃들아,

    내 기꺼이 너를 담아 가서 기억해줄께! *

 

 내 죽으면

이렇게 단단하고 작은

바위 하나 될 수는 없을까?

 

흙 무덤도 분신 가루도 말고

이렇게 이쁜 바위 하나 ........... ㅎ

 

 이제 어둠이 내려서

처음 오를 때 거쳐 갔던

성불사 뒤 뜰안도 고요에 빠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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