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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가을... 촛대봉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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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대봉의 일출

 

나는 지리산 촛대봉에서

내 생애 최고의 일출 장관에 접했다.

 

일정한 간격으로 칙칙한 구름의 장막을 젖히면서

보여주는 일출 직후의 태양의 모습.....

그것은 다름 아닌 오묘한 신의 연출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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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세석산장의 하늘엔 별들이 보이고

바람도 간밤 처럼 세차지 않아서

어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베낭은 숙소에 그대로 두고 어둠을 가르고

헤드 랜턴을 켠채로 10여분 쯤 먼저 떠난 일행의 뒤를 �아

부지런히 촛대봉으로 향했다.

 

그러나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짙은 안개구름이 시야를 가렸다.

*이런 날씨라면 일출을 보기는 어렵겠다.*고

포기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촛대봉에 이르니

 일행(총대장님, 메리님, 도깨비대장님, 주아네님 그리고 안개꽃님)들은

안개구름이 세찬바람에 날리는 으스름 속에서

서로 사진을 찍으면서 날이 개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금 늦게 올라 간 탓에

앞서 간 일행들을 따라 잡고 일출에도 늦지 않으려고 거의 뛰다시피하였더니

온몸에 땀이 흐르고 열기가 솟아

그 추운 바람속에서도 좀더 오래 버틸 수 있었다.

게다가 얇은 방풍쟈켓 안에 티셔츠 하나만 입었으니

당연히 추울 수 밖에 없는 옷차림이었으나

뜀박질을 하여 운기조섭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금방이라도 우리들을 산아래로 날려버릴 것 처럼 날뛰는 

무시무시한 폭풍을 뚫고

한 번도 올라 보지 않았던 촛대봉 정상으로 향했다.

 

전에 이 길을 10여 차례나 지나쳤지만

그때 마다 길 한켠으로 비켜 앉은 촛대봉 정상은

나의 관심 밖이었으니

그것은 촛대봉이 외형상 특별히 주목을 끌 만큼 수려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오늘 이처럼 이곳에서 색다른 일출을 맞을 줄을

어떻게 상상이나 해 보았겠는가?

 

 우리는 바람에 날아 가 버릴 것 같은 폭풍과 추위속에서도

오직 일출을 볼 수 있었으면 ... 하는 일념으로

촛대봉의 바람막이 한켠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짙은 안개구름은 일출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과분한 경황이었으니

아주 미미한 모습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 추위와 폭풍속에서 기다린지 5~10분쯤 되었을까?

 

그때 부터 일단 일출의 조짐이

희망을 품기에 충분한 징후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드디어 태양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우리 모두는 탄성을 질렀다.

 

그것은 크나큰 감동이었고

기다림에 응답하여 주심에 대한 감사의 환호였고

대자연의 조화에 대한 경외와 감흥이었다.

 

 우리의 가슴과 온 몸은 아침 태양의 섬광에 녹아 없어져서

다시 새롭고 정갈한 모습으로 태어나는 순간 처럼

성스럽고 彼我가 없고 순간속에서 영원을 느끼고 있었다.

 

 

 이 순간에 모든 피조물들은

숨을 멈추고 우주의 큰 은혜에 감응하지 않을 수 없을지니

우리 모두는 이 대자연속의 한 작은 미물이기 때문이리라....

 

 

 

 

 기뻐하고 경배하고 이 아름다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하리 ~

 

 내 이 한 몸을  이 태양의 용광로에 던져 넣어 새롭게 되기를 소망했다.

 

 

 

 

 

 

 

 

 

 

 

 

 

 

 

 

 

 

 

 

 

 

 

 

 

 

 

 

 

 

 

 

 

 

 

 

 

 

 

 

 

 

 

 

 

 

 

 

 

 

 

 

 

 님이시여

우주는 당신의 몸체임을 압니다.

그러므로 먼지 하나 안개의 포말 하나라도

모두 당신의 일 부분이며

산야도 지구도 태양도 그리고 은하계도

역시 당신의 모습임을 압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친히 님께서 이렇게 몸소 운무를 불러 모아

저희에게 당신의 또 다른 비밀스럽고 고운 모습을

펼쳐 보여 주심에 감사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날에도 그랬듯이

저희는 항상 당신의 뜻에 따른 궤도를 걸어 왔으니

앞으로도 저희를 주관하심에

순종으로 임하려 하는 마음을 갖게하소서.

 

님이시여

오늘 발길을 그냥 돌리려는 순간에

저희를 불러 세우시고

당신의 새로운 일면을 보여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든 것이 당신의 사랑안에서 이루어진 것을 아오니

저희도 이세사을 거니는 동안

사랑으로 충만케 행하도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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