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이의 품속에 포근히 안겨
못 다 한 말 속삭이고 싶어
찾아 온 덕유산 !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 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나의 허전한 마음을
꼬옥 꼬옥 다져주려는 덕유산 !
그러나
한 걸음 떼면 그대 모습
또 한 걸음 떼면 그대 미소...
구름의 베일속에서
푸른 산자락의 옷소매에서
또 온갖 꽃들의 웃음속에서
산새들의 노래속에서
숨어 있다가 뛰쳐나와
나를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그리운 이여...
그리운 이여...
어디 있는가?...
겨울 덕유산은 작년과 재작년 연속으로 찾았지만
여름에는 작년에 왔다가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못 올라 오고
이제 30여년 만에 겨우 상봉을 하게 되어
기쁜 마음에 감회가 새로웠지만
산악회 차편으로 내려 가는 도중
이 번 산행은
설천봉 까지는 리프트로 올라 간다는
산악회 측의 멘트에
그만 힘이 빠지고 말았다.
그들의 설명인 즉
백련사 바로 아래 까지
계곡을 훼손하며 포장도로를 만들어서
예전의 계곡미를 느낄 수 없고
지루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나는 할 수 없이
이번 산행은 이것으로 만족하고
다음엔 단독 산행을 하며
사라진 옛 정취를 음미해 보리라 다짐하며
산행길에 올랐다.
설천봉까지 이어지는 리프트
소림사에서 온 수련승과 함께 한
산악회원.
구름이 오락가락하여 약간 불안한 마음이 스쳤다.
그러나 한편으론
더 멋진 자태를 연출해 주는 구름..
그리고 덕유산!
예전에도 그랬다.
멀쩡하던 날씨가 갑자기 떼구름을 몰고 와서
안개의 바다위로 나를 감싸안고
어디론지 흘러가 버리려 했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보낸다는
주목 군락지...
주목 고사목의 위용도 만만찮다.
사람이나 나무나
그런 면에서 상통하는 바가 있다.
리프트 승차장과 대피소 휴게소들이
오락가락하는 안개에 몸을 맡긴채
행락객들의 즐거움에 덩달아 흥겨운 모습이다.
쥐손이풀이 열병을 하듯
나를 따라온다.
미나리냉이(십자화과)
멀리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1614m)이 보인다.
온갖 꽃과 나무들로
덕유산은 그야말로 녹색의 장원을 연출한다.
산행길은 이렇게 나무로 된 가드레일과
계단들로 평탄하게 관리되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국민 관광지로 좋았다.
드뎌 향적봉이다.
이곳으로 부터
칠연 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동엽령 까지는 약 4.2Km이다.
한쪽은 죽어서도
다른 한쪽의 바람막이가 되어
다른 한쪽이 천년을 향유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사랑이다.
산행길의 모든이 들의 마음 속에
이 대자연의 풍요와 사랑이 넘쳐나길 ...
노린재나무(노린재나무과)
조릿대나무 군락지 건너로
평원 처럼 다정한 푸른 숲이
마치 초원인양 평화롭다.
쥐손이풀들이 풀밭속에 별 처럼 박혀있다.
어느 꽃잎이
이처럼 예쁘고 탐스런 열매를 남기고
떠났을까?
마치 분재를 연상시키는 작은 나무들 ~
좀쥐오줌풀(마타리과)
노린재나무(노린재나무과)
푸른백미(박주가리과)
붉은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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