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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치악산 남대봉과 상원사에서

 

이제 떠날 채비를 하는 겨울이 아쉽다.

그 산뜻하고 깨끗한 자태를 언제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

자그만치 10개월은 기다려야 하리라.

그래서 훌쩍 떠났다.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다만 베낭 하나 달랑 질머지고...

 

치악산 상원사와 남대봉 향로봉으로 ~

 나는 다른 사람들 보다 머리에 땀이 많이 난다.

그래서 머리엔 얇은 손수건을 두르고

얼굴은 마비증세가 아직도 풀리지 않아 마스크를 했다.

뒤에 노란 점퍼의 안개꽃님이 목요산악회의 Cafe지기로

이번 산행에서 나의 사진을 여러장 찍어주신 고마운 분이다.

 

 

역사는 깊지만 아담하고 되바라지지 않은 사찰...

겨울 찬바람도 비켜 갈 것 같은 조신한 모습이

겨울의 다정한 햇빛 속에 하얀 보석 처럼 빛난다.

 

 

 

 

치악산의 유래가 전해지는 꿩과 뱀의 전설을 간직한

*범종각*

다른 절의 종 보다 훨씬 무게가 느껴지고

친밀감을 안겨 주었다.

 

 

 

 

 

나는 오늘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카메라를 가져오는 걸 깜박 잊었다.

 

그래서 상원사의 모습과 내 모습을 담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 내려 오려는 순간

위 카페지기 안개꽃님이 나를 불러 세웠다.

이 사진을 찍어 주려고 부른 것이다.

 

아마도 꿩의 화신이 소복한 선녀가 되어

아쉬워하는 내 모습이 안쓰러워 보여서

안개꽃님을 보내주신 모양이다...

 

 뒤에서 지켜 보고 서있는 털복숭이 녀석은

방금 내가 쓰다듬어 주고 온 귀여운 녀석이다.

녀석은 10여 미터나 되는 긴 줄에 매여 있었다.

얼음으로 치장한 나무들은

세상의 어떤 장인이 제작한 샹드리에 보다

멋진 자태를 뽐내는 자연의 작품이다.

 

 

 

 

 

 

 

 

남덕유산이나 한라산에서의 상고대는

눈들의 집합체였는데

이곳 오늘의 상고대의 모습은

그것들이 녹으면서 그대로 그 자리에서

얼음으로 변해  버린

얼음 조각품 그 자체였다.

 

나무들은 모두 수정 옷을 자랑스럽게 걸치고

봄을 끌어 댕기고 있는 햇살 아래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 이 치악 선녀의 몸이 녹아서

대지를 ..숲을 적셔 내리면

 

우리가 그녀에게 얹혀 놓고 온 감흥의 시선들은

아름다운 꽃들로 피어나리라.

그녀의 눈물속에서...

 

모든 아름다움은

이렇게 모진 시련속에서 더욱 빛나는 게 아닐까..

치악의 선녀님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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