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골 계곡에서 2Km거리에 가메봉이 있다
가메봉 정상에서 바라다 본 왕거암..
이제 가을은 한참 정점을 치닫고 있다.
가메봉에서 내원리로 내려가는 하산길엔
때 마침 단풍이 한참이었다
그 누구라 할 것 없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이렇게 자신을 불태워 보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는 것일까?
언제나 아쉬움만 남기고 가는 것이
살아 있는 것들의 속성...
꽉 찬 삶이란 기다림과 그리움이 없어서
왠지 좀 비어 있는 것만 못한 느낌은 왜일까?
내원리는 원래 전기 없는 마을로 통했었고
3~4년 전에 왔을 때만해도 초등학교 분교 터에서
누룩 막걸리에 갖가지 무공해 채소와 산나물로허기를 채웠으나
이젠 모두 철거하고 단 2집에서 집에서 담근 과실주를 돌미나리와
배추를 안주 삼아 내놓았다...
막걸리를 떠올리면서 부지런히 걸었던 기분이
많이 다운 되었다 ~
3~4년전 이곳에서 살고 있다는 텁수룩한 도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작은 돌탑은 아마도 그 도사의 작품인 듯하다..
그 도사도 다른 이들과 휩쓸려 어디론가 가버렸나보다...
그들에겐 비록 쓰러져 가는 오두막이어도 이곳이 정들었을 텐데...
이 돌담은 여기에 살았던 가난한 주민들의 삶의 흔적이다.
여기에서 장난감 같은 가게를 열고 손님을 기다리던
그 흙냄새 나는 얼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나는 여기서 묵무침에 막걸리 한사발을 맛있게 들이켰었지~
이들은 알까 ~
지금은 어디론가 떠나간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이 폐허의 공간이 얼마나 많은 꿈과 땀으로 범벅이 되었던지를 ~
자연은 말이 없고
나는 쓸데 없이 사설만 늘어 놓는 공허한 존재..
숲이여 ..갈대여.......
계곡이여 ..산여울이여.....
청산이여.. 푸른 소나무여.......
붉은 단풍이여....
나는 왜 여기 와서 그대들의 옷벗는 모습에 눈시울을 적셔야하나..
가슴을 열고 휑한 목마름으로 가난한 마음에 가을의 색칠만 해야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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