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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비선대에서 마등령 까지 2

 

 

 

 

태어 나는 것들은

항상 신선하고

사라지는 것들은

항상 측은하고 안쓰러움을 안겨준다

 

존재했던 것들이

주위에서 사라져버리는 것 처럼

허전함을 안겨주는 것은 많지 않으리라

 

예고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대해서는

흔적을 남겨둘 수 없지만

이렇게 단풍잎들 처럼 예고된 사라짐은

작은 흔적이라도 남겨둘 수 있어서

조금은 위안이 된다.

 

 

 

 

 

 

 

 

 

 

 

 

 

 

 

 

 

 

 

 

 

 

 

 

 

 

마등령에 가까이 다가서니

공룡능선 뒤로

대청.중청봉이 우람한 자태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마등령 주위의 골짜기와 나무들....

 

단풍나무 외에는

아직도 나뭇잎들은

푸르름을 잃지 않고

양지바른 남향쪽의 나무들도

아직은 고운 색깔을 띄지 않고 있다.

 

 

 

 

 

 

 

 

 

 

11487

 

생명....

 

 

세포를 형성하는 유기분자의 수는 100억개가 넘지만

생명현상의 필수 요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약 50종 뿐이다.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생명현상의 뿌리에는

세포의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 분자와

 유전 설계도를 간직한 핵산이 있다.

그리고 이 단백질 분자와 핵산 분자는

모든 동물과 식물에 공통으로 관여한다.

그러므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동물인 나와 식물인 나무의 조상은 같다.

 

살아 있는 세포는 40억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치면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 온 결정(結晶)이다.

 

세포 안에 있는 분자 덩어리들은 대부분 단백질이다.

가장 중요한 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효소이지만

세포라는 공장 안에서 그 기능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은 핵산이다.

각종 효소들은 핵산의 지시에 따라서 주어진 기능을 수행할 뿐이다.

 

세포의 속에는 DNA와 RNA라는 이름의 2가지 핵산이 있다.

DNA는 업무수행의 구체적 단계를 알고 있으며,그 내용을 기술하는 코드를 갖고

이에 따라 지침을 하달한다.

RNA는 DNA가 하달하는 지침을 받아서 세포의 여기저기로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인간과 나무와 세포들의 40억년에 걸친 진화의 정수로서

세포, 나무, 인간이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의 모든 정보를

자기 안에 담고 있다.

인간의 언어로 기술한다면 인간 DNA의 총정보는

두꺼운 책 100권에 해당한다.

한 술 더 떠서 DNA는 자신을 복제하는데 필요한 정보도 모두 갖고 있다.

DNA는 완벽한 자기 복제를 통해서 유전형질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일을 한다.

이와 더불어 DNA는 전달자 RNA라 불리는 또 다른 핵산을 합성하여

세포의 신진대사 활동을 관장한다.

 

인간의 DNA는 10억개의 뉴클레오티드(DNA의 배열 가로대)로 연결된

2개의 나선이 이루는 매우 긴 사다리 모양이다.다시 말해 DNA분자는

가로대를 10억개나 가진 긴 사다리이다.

 

뉴클레오티드들이 이룰 수 있는 조합의 대부분은

아무 쓸모도 없는 단백질들을 합성하므로 생명의 관점에서 무의미하다.

우리 처럼 복잡한 생물의 경우에도 유용한 핵산 분자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렇지만 유용한 핵산을 조합하는 방법의 수는 우주에 존재하는

전자와 양자의 수를 전부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

그 결과로 나타날 가능한 인간 개체의 총수는 지금 까지 살았던 인간 개체의 총수를

훨씬 능가한다. 핵산의 가능한 조합들 중에서 지금 까지 지상에 살았던 그 어떤 인간을

통해서도 구현되지 않은 조합들이 아직 무수히 많이 남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금 까지 지상에 살았던 인간 보다 뛰어난 인간을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뉴클레오티드의 새로운 배열을 통해서 지금 까지는 인간에게 없었던 새로운 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인간의 탄생도 멀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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