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난 남한산성엔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생명체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자연속의 한 부분으로서 예쁘게 어울리고 있었다
바위 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리는 이 놀라운 생명력이여 !
그 오롯한 힘은 어디로 부터 내려 받는가 ?
곱게 자라서 바위를 흙으로 변모시킬 미지의 생명체여 ~
송파구 마천동에서 남한산성 서문을 향하여 오르는
첫 구간에 위치한 청운사 뜨락에 초여름의 화신이 싱그럽기만하다
이 연약한 나비와 꽃은 비록 가벼운 바람앞에서도 힘없이 흔들리지만
강한 동물이나 키큰 나무들과 똑 같은 하나의 귀중한 생명체 ~
대자연의 교향악속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다가
그렇게 자취없이 사라져 갈 것이다 ~
코스모스 ~
너는 새악시가 옷고름을 추스리듯
그렇게 또 가을을 입에 물고
안간힘으로 끌어당기고 있구나 ~
그러나 그렇게 힘 주어 당기지 않아도
가을은 아무도 모르게
우리 곁에 그렇게 와 있을 게다
세월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며
또 영원한 아픔이니까
오고 가는 자기의 모습을 보이기 싫은 거겠지 ~
옷을 입히듯 바위를 감싸도는 담쟁이 ~
무서운 기세로 바위를 휘감지만
바위는 알고 있다
제 멋에 겨워 흥얼거리는 담쟁이의 노래도
하룻밤 찬 서리에 슬픈 조곡으로 변할 거라는 것을 ~
한 차례 장맛비와
또 한 차례의 태풍에
나무들은 훌쩍 성장해 버린 제 모습이 대견스러운 양
갈대를 내려다 보며
여유롭게 살아 가자고 속삭인다..
**이제 우리 앞에 두려운 건 아무 것도 없어
그저 다소곳히 주어진 여건을 감사히 여기자고 **
숲에는 잠시 작은 미소의 파문이 일었다 사라진다 ~
강아지 풀들도 태풍의 우격다짐을 무사히 견뎌냈다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지고
키큰 참나무들이 태풍에 맞서 싸워준 덕택에
키 작은 풀들은 그나마 무사할 수 있었슴을
키큰 나무들에게 항상 고마워할 것이다
아직 화려한 꽃잎들 아래
힘 없이 져버린 꽃잎들 ~
세월의 무상함은 이렇게
같은 가지에 매달려 있는 초목들 사이에서도
항상 일어나는 것 ~
세상에 변치 않는 것
그것은 바로 *무상*일 뿐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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