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길섶에서

세설(細雪)과 단비

 

밤새 세설이 내렸다.

2월의 마지막 주일을 하얗게 장식한

천사들의 모습이 곱다랗다...

 

 

 

細雪과 단비''''

 

 

한마음 가득 그리움 품어

아무도 모르라고

긴 숨결로 토해 내면

하얀 포말로 부서져 내리는 눈꽃의 행렬.....

 

그대 후원에

함박눈으로 내리고픈 마음을 달래

세설로만 세설로만 내리는 것은

 

더 푸른 그대 음성 기다려져서라네.

 

 

여름날 폭양 아래

목마르게 기다려지는 소낙비 대신

그윽한 단비로만 넉넉히 내려

그대 여린 가슴 촉촉히 적시는 것은

 

한 때 소나기는 깊히 머물지 않고

상처만 남기고 사라지기 때문이라네.

 

한 마리 나그네 짐승이 되어

그대 영토를 배회하는 것도

정갈한 그대 심장에서 퍼올려지는 샘물로

내 영혼의 갈증을 풀기 위해서라네....

 

 

23398

 

 

'길섶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원의 첫날  (0) 2008.03.03
애물단지 화분  (0) 2008.03.01
설날과 유과~  (0) 2008.02.24
나의 소풍길 ~  (0) 2008.02.20
땅끝 마을 해맞이 ~  (0) 2008.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