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능선에 아침이 왔다.
어제의 우중충한 날씨가 언제였냐는 듯
골짜기 마다에 약간의 흔적을 남겨 둔 채로
설악의 아침은 삽상하고 쾌청한 모습으로
어제의 아쉬웠던 길손의 마음을 따스히 안아주고 있다.
고마운 설악...
웅혼한 공룡...
정말 오랫만에 설악의 맑은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동해 바다와 내륙의 기온 차이로
공룡능선엔 때도 없이 구름과 안개가 끼고
안개비가 내리곤 한다.
그래서 대청봉에서의 일출을 보는 것도 힘들고
공룡에서 쾌청한 날씨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오늘 같은 날은 행운의 날인 것이다.
하여튼 고마운 설악...
그대의 아름다움을 정말 오랫만에 다시 보게되어
반가우이 ~
멀리 용대리 쯤에 골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있고
일출봉의 모습이 아침 햇살을 받아
하늘로 치솟을 듯 하다...
오른쪽으로는 동해 바다와 울산바위가
옅은 운무속에서 기지개를 켜고
마등령에서 흘러 내린 늘씬하면서도 우람한 산 허리가
느긋하고 굳센 힘을 과시하고 있다.
울산바위 아래로 속초시의 변두리의 모습과
아직도 잠자리에서 깨어나지 않으려고 뒤척거리는
동해 바다의 어릿광스런 모습도 보인다.
공룡능선을 타다가 동해안 쪽으로 내려다 보면
설악골의 비경이 숨어서 나그네의 눈길을 기다린다.
숨죽이고 오직 아는 사람만이 보아주길 원하는
고결한 隱者의 모습이다.
맑았던 능선길에 갑자기 안개가 몰려 와서
나그네를 근심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더 멋진 모습을 연출해 보여 주려는
설악의 속 깊은 뜻이 깃들었으리 ~
1박 2일 동안의 산행에서 항상 내 옆자리를 지켜주던 동행님 ~
감사합니다...
솔체꽃(산토끼꽃과)
공룡능선은 그 길이가 겨우 5.1Km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여유롭게 걸으면 5시간 쯤 걸린다.
좀 빠르게 걷는다 해도 3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힘든 코스다.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곳도
희운각에서 2.4Km 쯤에 있는
돌틈 사이에서 흐르는 물이 한 군데 있을 뿐이다.
요즘엔 예전 보다 길을 잘 닦아 놓아서
걷기에도 편하고
어려운 암벽길에도 로프를 요소요소에 설치하여
왠만한 체력의 소유자라면 손쉽게 주파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시간이 문제이니
무리하지 말고 도중의 중청.소청.희운각등의 산장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을 성 싶다.
산장예약은 인터넷의 국립공원을 클릭하여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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