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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천불동계곡(여름: 설악동에서 오련폭포까지)

 

19406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설악을 보고 싶었다.

어느 미인 보다 더 살갑고 편안한 산...

그리고 속깊은 그의 마음...

 

그와 만나면

우린 끝없는 교감속에서

시간이 저물도록 서로에게 취해버린다.

 

그리하여

때론 그의 품에서 밤을 맞아

깜깜한 어둠길을 달려 내려 올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에게 홀린 듯

딴길로 접어 들었다가

진땀을 흘리며 되짚어 내려 오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런 상황이 백담사로 내려 올 때에도

또 천불동으로 내려 올 때에도

몇 차례씩이나 있었으니...

 

그건 아마 내가

그의 멋에 너무 취해 있었던 탓이었으리 ~

 

하지만 지금 살아 있을 때 취해 있지 않으면

언제 또 취해 볼 것인가...

 

그리고 그가 현세 처럼 가까이 있을 때가 언제 일까?

일억겁?

100억겁?

아니 영원히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니 그가 내 가까이 있을 때

후회없이 그를 만나보리

 

사랑하는 그리운 이를 만나기는 어려워도

내 좋아하는 설악 너를 만나는 건

누구의 구속도 눈치도 볼 것 없으니

얼마나 좋으냐

얼마나 좋으냐.......

 

이렇게 너의 품속을 더듬으며

그리운 이를 가슴에서

살며시 꺼내본다...

 

 

소공원에서...

 

 소공원에서 멀리  옥수수와 감자떡을 파는 할머니가

일찍 부터 길목을 지키며 나를 쳐다 보고 있다.

*미안합니다..할머니

오늘은 그냥 갈께요.

짐이 무거워서요.

하지만 많이 파세요.*

 

 

 거대한 신흥사 청동불...

하지만 불상이 크면 클 수록

거기에 담겨진 사랑은 작아질 수 있을 게다.

 

어느 처사는 말했다.

으리으리하게 금물을 칠한 사치스런 불상을 보고

*ㄸ*칠한 막대기라고...

 

신을 향한 신심은

마음에 있는 것이지

결코 외형적인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님을 설파한 것이리라..

 

대청봉까지 올랐다가 공룡능선을 탈지 어떨지는

일단 오르고 보자...

희운각까지...

 

 아직 오르내리는 사람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맞닥뜨린 건

거친 지팡이를 짚은 스님 두 사람이었다.

 

내가 인사를 하니

반갑게 맞는다.

얼굴은 지팡이와 닮았지만

웃는 미소가 햇살처럼 곱다.

 

또 한참을 내려오다 여승인지 보살인지를 만났다.

그녀에게 어느 절에 있는 지를 물으니

신흥사에 있단다.

흰 고무신을 신은 그녀에게서도

풋풋한 향기가 베에 있는 것 같다.

 

모두들 성불하기를.~

 

 

 가끔씩 이 바위에 매달려

암벽등반의 기초를 배우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이른 시간이라 보이지 않는다.

 

소나무 아래 바위에 박힌 고리에

등산 로프를 묶는 끈이 보인다.

 

 와선대(신선이 누워 있는 모습이라고 붙여진 이름)

지금은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다.

 

 이 다리를 건느면 비선대이다.

 

비선대를 굽어보고 있는 바위들

 

  

 이곳 비선대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산장겸 대피소도 있다.

 

비선대 주변의 풍경들

   

 

 

저 위의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오르면 

금강굴과 마등령 오세암 백담사에 이를 수 있다.

왼쪽 계곡을 계속 타고 오르면

양폭 희운각 대청봉 봉정암과 구곡담 계곡에 이른다.

 

공룡능선은

희운각에서 마등령에 이르는

약 5.1Km에 이르는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능선이며

산행에 걸리는 시간은 약 4~5시간이다.

 

 

 

 비선대 다리 위에서

앞으로 올라 갈 오련폭포와 양폭쪽을 바라며.~

 

 

 귀면암 주변의 경관:

귀면암은 생김새가 귀신 같이 험상궂다고 붙여진 듯...

 

 

 귀면암

 

 

 

 멀리서 바라본 귀면암

 

  

 

 귀면암을 지나 오련폭포로 오르는 다리위에서 ~

 

 

 

 

 

 

 

 

 

 궁궁이(천궁: 미나리과)

 

 

  이곳 칠선골은 언제나 입산통제가 풀려

한 번 올라 가 볼수 있을까?

 

내 기억으론 십 수년 동안 통제가 된 상태였다.

 

 자주조희풀(미나리아재비과)

 

 

 

 

 

 저 까마득한 바위 봉우리들 허리를 깎아

돌계단을 만들어 통로를 만들면

중국의 황산보다도 몇배나 나은 관광코스가 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은

공해와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는

대운하 같은 공약을 접고

좀더 현실적이고 국민 건강과

관광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설악산 종합개발에

눈을 돌려봄직도 할 일이다.

 

관광수입이야말로

알짜 장사가 아닌가?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있도록

관광코스를 개발한다면

죽어서도 못볼 경관을 볼 수 있을 게 아닌가?

환경파괴도 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