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춘기 시절 부터
*죽음*이란 명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생각에 잠기곤 했었다.
그건 물론 유난히 많은 가족들과 이웃들이
역사의 현장에서 또 불의의 사고로 숨지거나
또 어떤 이는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
사실이 나를 죽음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몰고 간 것이리라.
그중에 내 두 누나 중에 20세의 나이로
떨어지는 꽃잎이 된 작은 누나를 생각하면서
항상 애청하던 음악이 있다.
바로 슈베르트의 String Quartet
*Der Tod Und Das Madchen* 2악장이다.
슈베르트는 왜 그 젊은 나이에
*죽음과 소녀*라는 언뜻 보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주제를 곡명으로 정했을까?
물론 그의 작품중에는 이 *죽음과 소녀* 외에도
*Der Leiermann*(나는 늙은 거리의 악사)라는
아주 슬픈 흐름을 가진 가곡도 있고
*넘치는 눈물*이란 곡도 있다.
그리고 원래 예술이라는 장르가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자유분방한 영역임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얘기지만
그 젊은 나이에 ...
그는 얼마나 많은 고뇌를 통해서
그러한 영감을 터득한 것일까?
나는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고뇌에 찬
한 젊은 예술혼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전률을 느낀다.
生과 死의 기로에서
치열한 자기와의 결투를 벌이는
무수한 영혼들을 생각하며
숙연해지곤 한다...
이 순간에도
그 아픈 젊은 영혼들이
힘을 얻도록 조용히 기원하며
내 젊은 한 때를 풍미했던
쌉쌀 달콤하고 고뇌에 찬 빛을 다시 음미해 본다.
그리운 울림이여 ~
내 생을 더욱 풍성하게 한 울림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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