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다.
나의 속 깊은 친구이자
늘 아름다운 신부인 남한산성도
오늘 따라
하늘에 숨겨 두었던 소복을 입고
미소로서 윙크한다.
나는 내 애인의 가슴의 울림을 새기며
소풍길에 나선다...
길은 항상 정겹고
항상 새롭기도 하다...
이렇게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엔
더욱 그렇다.
송파구 거여.마천동에서
남한산성 서문 쪽으로 향하는
산책로의 첫 오르막...
이렇게 눈이 내리면
꼭 아이젠을 착용하여야한다.
오늘 따라 주말이라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산책로...
여기서 부터 계단을 따라 오르는 첩경길과
유일천.일장천.남한천 약수터를 경유하여
수어장대(성안의 제일 높은 지휘소) 쪽으로 오르는 길로 갈라진다.
나의 신부는
새하얀 부케를 가슴에 안고
한 없이 깊은 미소속으로
나를 이끈다.
나는 절대 그녀의 순진한 유혹 앞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사랑 처럼 ~
20년 가까이 내가 음용해 오는
일장천 약수터.
하남시청에서 분기 마다 검사를 실시하지만
아직 까지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적은
극심한 장마 후가 아니면
없었던 듯 싶다.
운동도 하고 정화된 물도 마시고
나에겐 언제나 고마운
내 여인의 선물이다.
여름날의 그 주체 못할 푸른 빛을
어디에 감추었을까?
다소곧이 눈속에서
또 다시 다른 영광의 순간을 꿈꾸고 있는
초목들의 모습이
앙증스럽기 까지 하다.
첩경길로 오르는 계단...
올 여름 부터
이런 계단을 설치했다.
서문 아래 50미터 지점에
예 부터 쌓여 있는 돌 무더기...
때때로는 무당들이 오색 휘장을 가지에 걸어 놓고
굿을 한 흔적이 있어서
섬칫 섬칫 놀랄 때가 많았었다.
지금은 좀 뜸해졌지만 ....
드디어 서문이다.
금년 1월 1일을 기하여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해서
이 서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리라.
1000원에 불과한 입장료 였지만
왠지 껄끄러운 기분이라
성문으로 들어 가지 않고
성 외곽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 외곽길은 반드시 철폐해야한다.
장마철이나 해빙기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약해진 길을 밟고 지나다니는 바람에
약해진 지반이 계속 침하하여
성곽 자체가 얼마 못가서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당국은 하루 빨리
이 길을 철폐하고
암문(暗門)을 개방하여
행락객들과 산행인들을
성 내부의 길로 유도해야할 것이다.
서문 안쪽에서 바라 본 모습...
서문을 통과하면 50미터 아래
국청사가 자리 잡고 있다.
내가 내려 왔던 길을 돌아 보며...
멀리 오른 쪽 윗편에
연주봉 옹성이 보인다.
철쭉 나무 위에
목화 처럼 포근히 앉아 있는 눈꽃..
저 아래 희미한 집들 사이로 따라가면
남문과 성남에 이른다.
언제나 평화로운
영락 여자 신학원...
신학원 내부
신학원 생활관...
항상 정적에 쌓여 있어
신비감이 감돈다.
부디 성스런 심성들을
많이 배출하여 인성의 교화에 힘쓰길....
국청사와 옹기들..
눈속에 파묻힌 쬐고만 산사도
이제는 주차 된 차량들로
정취가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다시 또 서문이다...
이 문을 통과하여 일상에 젖으면
여기서 몸에 베인 청량한 솔향도
내 이웃들에게
예쁘게 전해질까...
하루 해가 서산에 뉘엿 뉘엿하다.
나는 산을 사랑한다.
거기에는 항상
인간세상과는 다른
순수한 자연의 숨결이
청결한 자태로
끊임 없고 변화 무쌍한
대자연의 교향악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나는 산을 항상
옆에 두고 살아왔다.
전주에서도
산사에서 생활하면서
4km가 넘는 학교 까지 걸어서 다닌 적도 있었고
항상 거의 매일 아침을
산에 올랐던
산과의 생활의 연속이었던 같다.
심신의 건강유지에
산 만큼 좋은 반려자는
없는 것 같다.
~산이여
오염된 공기로해서
너의 몸이 많이 쇠약해지고 있는 모습에
나의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어쩌겠니...
주어진 시간속에서
우리 깊게 포옹하면서
서로의 체온을 간직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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