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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전기장판 ~

 

21591

 

며칠 전 부터

보일러의 모우터가 작동이 불안정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지난 밤

작동을 멈추고 방 기온이 싸늘하다.

 

그러나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방바닥에 미리 깔아 놓은 전기장판 덕분이다.

 

이 방으로 이사 오고 얼마 되지 않아서 였다.

동네에 사는 동갑나기 친구가

갑자기 전기 장판을 사들고 왔다.

나는 왠 뜻하지 않은 전기 장판이냐고

집들이 선물 치고는 조금 색다른 선물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겨울이 닥치면

그 전기 장판을 방바닥에 미리 깔아 놓고

슬몃히 미소를 지으며

그 친구의 훈훈한 마음을 열어 보곤 했었는데

이 번에야 말로 그 친구의 고마움을 그리고 속깊은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며

나도 그 친구로 부터 받은 훈훈한 마음 자락을

다른 이웃들에게 펼쳐 보여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어디 그 친구의 전기 장판 뿐이랴

돌이켜 보면 세상은

서로 주고 받는 마음의 참 빛으로

어떤 보석 보다도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는 것을 ~

 

엊그제도 몇 마디의 조언을 해 주었다 하여

정성스레 담근 김장김치를 한 통 가득 선사 받았고

내 책상위의 풍란은 6년 전에

몸소 참숯에 분재로 만들어서 받은 선물...

그리고 역시 내 책상을 지키고 있는양초 작품은

내 방안과 내 맘속을 밝고 따스하게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 가면서

이런 저런 사소한 듯 하면서도

속 깊은 정으로 따스한 온기를 주고 받으며

마음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이 겨울 ...

온난화로 인하여 예전 보다 많이 따스해진 날씨지만

서로 서로 따스한 마음 한 조각 씩이라도 나눠 가지며

춥지 않게 보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추위에 생활의 터전을 잃어 버리고

절망의 수렁에서 마음 조차 피폐해 버렸을

원유 유출 피해 어민들의 아픈 마음에

어떻게라도 조금 씩의 국민들의 따스한 마음이 얹혀졌으면 싶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이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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